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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베트남서 초록색 '모닝 택시' 돌풍…토요타 ‘흔들’

“모닝 작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큰 사랑 받고 있다”

2016-09-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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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자동차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현대차(005380) ‘i10’과 기아차(000270) ‘모닝(현지명 피칸토)’ 경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베트남 국제공항 하노이에 있는 노이바이 공항 입구에는 길게 늘어선 기아차 모닝 택시가 눈에 띄어 기아차의 인기를 실감 할 수 있다.   
 
6일 베트남자동차생산자협회(V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자동차 판매량은 13만5859대로 전년대비 무려 31% 증가했다. 승용차의 경우 7만4480대가 판매돼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현대·기아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를 살펴보면 현대차 그랜드 i10은 8457대로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토요타 비오스(Vios) 5689대, 3위 포드 랜저(Ranger) 5439대, 4위 기아차 봉고(K3000) 5335대, 5위 토요타 이노바(Innova) 4633대, 6위 기아차 모닝(Picanto) 4549대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 i10과 모닝이 베트남시장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면서 토요타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기아차
 
특히 현대차 i10과 기아차 모닝의 약진에 눈에 띈다. 현대차 i10은 베트남 시장에서 3년 연속 판매 1위를 고수하면서 국민차로 자리잡았다. 기아차 모닝의 경우 매년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5월 누적판매가 벌써 2014년 한해 총 판매량인 4484대를 추월했다.
 
동남아시아는 일본 완성차업체인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이 현지 생산기지를 통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동남아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브랜드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불모지로 꼽히는 시장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외 원조를 통한 고속도로 인프라 구축과 현지 정관계 네트워크 등을 다지면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친근한 이미지로 그들만의 견고한 틀을 구축했다. 우리 기업들이 한발 늦게 진출한 셈이다. 하지만 추격의 속도는 거세다.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자동차 산업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한류열풍까지 더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개선시켰다. 기아차는 모닝을 전략차종으로 투입하고, 판촉·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판매 확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지난 1일 기자가 출장차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초록색 모닝 택시가 오토바이들 사이로 자주 눈에 띄었다. 현지 택시 운전기사는 “베트남에서는 현대차보다 기아차가 더 인기가 높다”면서 “특히 모닝은 작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현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기 덕분에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베트남에서 2014년 110.8%, 2015년 62.7%, 2016년(1~5월 누적) 39.0%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뤄냈고, 기아차 역시 2014년 28.6%, 2015년 71.7%, 2016년 47.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토요타는 2014년 22.5%, 2015년 23.3%, 2016년 11.4%로 올해 들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에서 올해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 역시 35.7%로 토요타 22.8%, 마쯔다 12.9%, 포드 12.3%, GM 4.0%를 제쳤다. 현대·기아차는 불과 2년만에 토요타를 제치고 자동차 판매 1위를 탈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일본이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현지 전략차종과 마케팅 능력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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