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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히말라야' 오른 정우 "느리지만 단단하게 간다"

2015-12-1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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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한 때 "충무로와 여의도는 정우로 통한다"는 말이 있었다. tvN '응답하라 1994'('응사')가 끝난 뒤 그의 인기가 하늘 높이 치솟았을 때 방송사와 영화계의 시나리오 대다수가 정우를 향했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소속사에 따르면 당시 정우 앞에 놓인 시나리오는 수십 편에 달했었다. 그러나 정우는 예상보다 느린 행보를 보였다. 오랜 시간 고심한 끝에 골라 든 작품이 영화 '히말라야'다.
 
영화 '히말라야'는 지난 2004년 고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되찾으러 간 '휴먼원정대'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정우는 박무택 대원을 연기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강한 울림을 받았다"는 정우를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앞으로도 연기를 오래 할 것이기 때문에 조급하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 사진/CJ엔터테인먼트
 
지난해 정우가 '응사'를 통해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올랐을 때 대다수 관계자들은 그가 빠르게 다른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더욱 높이 치고 나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빨리 달리지 않았다. '쎄시봉'에 출연한 지 한참 만에 '히말라야'를 선택했다. 현재도 아직 결정된 다른 작품은 없다. 평생에 한 번 있기 힘든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정우는 이미 주위에서 숱하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았다.
 
"주위에서 '너무 장고다', '지나친 심사숙고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 성격이 어쩔 수 없나 봐요. 시나리오에 힘을 느끼고, 공감을 해야 하게 되더라고요. 음식을 맛있게 먹어야 다른 사람에게 추천도 하는 거잖아요. 재밌게 읽지 못한 시나리오에 나서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장고의 시간 끝에 출연하기로 결정한 '히말라야'에서 정우는 또 한 번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네팔과 몽블랑을 넘어 고산병도 걸릴 정도로 촬영 내내 힘들었지만, 뿌듯한 결과물 덕분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박무택은 제2의 엄홍길 대장이었고, 극중에서 가장 많이 변화하는 인물이라 생각해요. 특히 숨을 거둘 때의 장면에서 감동은 크다고 생각합니다. 희노애락을 전달하는 캐릭터였어요. 잊지 못할 인물을 만난 것 같습니다.“
 
정우. 사진/CJ엔터테인먼트
 
그래도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고마움보다는 미안함이 더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도 답답함을 느꼈다는 게 정우의 설명이다.
 
"고산병에 걸려서 컨디션에 맞지 않게 연기를 했고요. 더 열심히 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스태프들에게, 동료들에게 고맙다기보다는 미안하네요.“
 
'히말라야'의 정상을 치고 내려온 정우는 현재 차기작 물색에 한창이다. 그는 또 다시 울림을 받아야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계산을 하기보다는 정공법을 선택하면서 정우는 어떤 선택을 하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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