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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한국야구에 드리워진 먹구름

도박 파문·계약금 거품론에 투자 축소 움직임도

2015-12-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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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한국 프로야구는 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10개 구단과 144경기 체제 돌입, 관객 760만명 돌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우승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먹구름 또한 짙게 드리워진 상태다. 선수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잇따라 불거졌고, 급기야 불법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자금 흐름도 여의치 않다. 자유계약선수(FA) 몸값이 매년 치솟아 '거품론'이 거세지면서 투자 축소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지난 11월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으로 진행된 한국-미국 경기가 한국의 8-0 승리로 종결되며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종료 이후 대표팀 이대호와 주장 정근우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뉴스1
 
올해 하반기 국내 야구계에는 사건사고와 해프닝이 잇따랐다. 넥센의 '일반 팬 차별' 논란, 장성우(25·KT위즈)의 옛 여자친구가 장성우의 동료 험담과 팬 조롱 및 치어리더 명예훼손성 발언 등을 SNS에 올렸던 '장성우 SNS 사건' 등이 있다. 정성훈(35·LG트윈스)의 음주운전이 이슈에서 밀릴 정도였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불법 도박 파문이다. 지난 달 마친 포스트시즌에 삼성은 팀의 '승리조' 투수 윤성환(34)과 안지만(32), 임창용(39)을 참가선수 명단에서 뺐다. 마카오에서 판돈 수억원을 걸고 도박한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은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들 중 임창용은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소환되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른 구단 선수도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로 확인되면 야구계 전체로 파장이 퍼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거액계약도 화제다. 삼성에서 NC로 옮기면서 4년 최대 총액 96억원을 받는 박석민(30)을 필두로 한화에 남는 김태균(33)과 SK에서 한화로 이적한 정우람(30)은 각각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했다. 아직 세 명의 FA가 남았지만 이미 시장에는 총액 723억2000만원의 돈이 돌았다. 역대 신기록이다.
 
문제는 FA계약금이 점점 증가하면서 '거품론'이 거세졌다는 점이다. 기업에서는 야구단 운영이 힘이 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프로야구는 한국에서 가장 큰 프로스포츠이나 시장 범위가 국내에 한정돼 있다. 시장 규모와 선수 기량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이택근(35·넥센히어로즈)의 4년 총액 50억원 계약 때부터 슬슬 제기된 FA 거품론은 근래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에 팬들에 인기가 많던 프랜차이즈 선수를 포기하면서 선수 인건비 절감에 나선 구단도 있다. 최근 주요구단들의 육성으로의 기조 전환도 이같은 흐름 속에서 나왔다.
 
삼성그룹이 내년부터 삼성라이온즈를 제일기획 자회사로 이관하기로 한 점도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삼성그룹 계열 독립법인 지위가 유지되긴 하지만 '마케팅 솔루션 기업'을 표방하며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는 제일기획 기업 특성과 타종목 전례를 볼때 삼성의 야구계 투자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야구계에 파다하다.
 
삼성은 최근 선수육성에 적극적이며, 'LIONS TV' 개국 등 자체 수익화 모델 구축도 앞장서고 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투자 규모 축소 우려가 나오는 마당에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또한 삼성의 변화가 다른 구단과 모기업에 변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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