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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상범

‘천만요정’ 오달수는 오달수와 싸운다

2015-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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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오달수를 보고 있으면 누구나 그를 사랑하게 된다. 관객과 맞서는 것이 아니라, 일순간 관객을 무장 해제시킨다. 오달수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준 요정 같은 존재다."
 
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전작 <도둑들>에서 오달수와 호흡을 맞춘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 이후로 영화관계자들은 배우 오달수에게 '천만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배우 오달수가 국내영화 <암살>과 <베테랑>에 동시에 출연한다. 사진/쇼박스, CJ엔터테인먼트
 
오달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억명의 관객을 동원한 배우다. <괴물>부터 시작해 <도둑들>,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까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5편이나 된다. 올해에도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은 <암살>과 <베테랑>으로 얼굴을 비춘다. 두 작품에 출연한 올 여름 오달수는 자신과의 싸움을 하게 됐다.
 
이번 작품들에서도 오달수는 주연배우들을 든든히 받쳐주는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 <암살>에서는 하와이피스톨(하정우 분)의 그림자인 영감 역을 맡아 총을 난사한다. 일제강점기 독립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며 청부살인을 하는 인물이다. 특히 특유의 정감 가는 연기는 하와이피스톨을 더 능력 있고 훌륭한 사람으로 비치게 한다. 또 극중 오달수는 조진웅과 함께 다양한 장면에서 특유의 감각적인 연기로 웃음을 유발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암살>을 관통하는 대사인 “3000불(안옥윤) 우리 잊으면 안돼”라고 한 뒤 뒤돌아서는 장면에서는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또 다른 영화 <베테랑>에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황정민의 캐릭터 서도철을 조용히 뒷바라지 하는 인물인 광역수사대 오 팀장 역으로 나선다. 까칠하면서도 인간미가 있고, 속물적이면서도 정의감이 있다. 몸보다는 말이 더 빠르다. 다소 이중적이긴 하나 정의감도 있다. 주연을 돋보이게 하면서 이야기의 물줄기를 막힘없이 흐르게 하는 조연 역할을 또 완벽히 해낸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는 상황 안에 녹아드는 재주가 있는 배우다.
<베테랑> 내에서도 주연 배우들과 적절히 어우러지며 웃음과 감동을 책임진다.
 
1억명의 관객을 동원하기 위에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붙는다. 영화 자체의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영화를 많이 찍어야 1억이라는 수치를 달성하는 게 가능하다. 영화인들은 오달수의 품성이 훌륭해 감독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입을 모은다. 배우 유해진은 "(오)달수 형은 그릇의 크기를 따라갈 수 없는 사람이다. 정말 인간적이고 훌륭하다"고 말했다.
 
2주차로 두 영화가 개봉하다보니 오달수는 홍보를 포기했다. 본인에게도 아쉬운 상황일 수 있지만, 공평함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인터뷰를 포기했다. 최근 만난 오달수는 "솔직히 미안하고 창피하다. 두 영화 모두 홍보시기가 겹쳐 인터뷰를 하지 못하게 됐다. 미안함이 앞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형 혹은 삼촌 같은 푸근한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오달수의 매력이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천만요정 오달수의 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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