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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15년 넘은 고도제한 아파트..수직리모델링 앞에 '울상'

고도제한에 묶인 단지, 재산권 행사 어려움

2014-01-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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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수년간 묵혀왔던 리모델링 수직증축이 오는 4월 본격 시행을 앞두고 수혜 단지들이 주목 받고 있지만 고도제한에 걸려 꿈도 꾸지 못하는 단지도 있다.
 
리모델링 수직증축의 가장 큰 수혜단지는 분당, 평촌 등 1기신도시다. 최근 성남시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와 한솔마을 주공 5단지, 야탑동의 매화마을 5단지 등의 리모델링 수직증축 진행상황이 빠르다. 느티마을 3단지는 조합설립을 위해선 67% 동의를 구하면 되는데 현재 62% 동의를 구한 상태다. 이 단지들은 실거래가도 다소 늘었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느티마을 3단지는 58.71㎡(구 평형 18평)기준 실거래가격은 9월 2억700만원에서 10월 4억4500만원까지 상승했다.
 
◇리모델링 신평면도(입체). (자료제공=쌍용건설)
 
◇고도제한에 묶인 단지, 재산권 행사 어려움
 
하지만 리모델링 수직증축 적용대상임에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단지도 있다.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이 비행안전상의 이유로 고도제한을 뒀는데, 이로 인해 인근 아파트 단지들은 재산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모델링 가능 연한이 됐지만 제한에 걸려 수직층축이 어렵기 때문이다.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올림픽훼밀리타운은 449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1998년 입주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수직증축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하지만 문정동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에 의해 비행안전제2구역(전술), 제한보호구역(전술항공:5㎞)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고도제한으로 건물을 새로 짓는데 있어 관할부대와 협의(약 30일)를 거치는 등 각종 제한사항이 많다. 재건축 역시 보통 40년은 지나야 하며 이 마저도 고도제한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같은 송파구 내 위치한 299가구 규모 오금동 아남아파트는 리모델링 법에 따라 15% 정도인 45가구를 늘릴 수 있다. 단순 수익금만 따져보면 약 160억8975만원으로 추정 될 정도로 사업성도 나쁘지 않다.
 
이 단지가 있는 오금동은 지난해 9월말 고도제한이 풀렸다. 제2롯데월드 건축 허용에 따른 후속조치로 성남시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 각도를 2.71도 변경해 비행안전에 지장이 없다고 국방부가 밝힌 바 있다.
 
수도권 역시 마찬가지다. 수원비행장은 지난해 31일 비상활주로의 비행안전구역(비행안전제4구역)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수원 곡반정동과 권선동, 대황교동, 장지동 일대 396만6248㎡규모 면적이 신축·증축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고도제한 해제 이전에는 10~12층 이하로만 건축이 가능했지만 현재 군부대 협의 없이 최고 45m까지 건축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원시 영통구 매탄4동의 경우 1988~1989년도에 입주한 아파트들이 대부분이지만, 비행안전제6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더 이상의 증축은 어렵다. 이들 단지 역시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다.
 
◇주민들 "재산권 침해다"..국방부, "안전상 어쩔 수 없다"
 
이에 따라 재건축•리모델링 수직증축으로 새집을 기대했던 주민들과 인근 중개업소는 답답하기만 하다.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 주민 김모씨는 "위례신도시 때문인지 가뜩이나 거래도 잘 안되는 상황"이라며 "제2롯데월드은 허가가 나서 다른 동네는 (고도제한이) 다 풀렸는데, 왜 우리는 계속 묶여있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문정동 인근 A중개업소 대표는 "현재 203㎡(구 32평형)을 제외하면 거래가 잘 안 되는 편"이라며 "대형평형 중심에 위례신도시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정동 일대는 현재 고도제한, 법적으로 걸려있어(제약이 있어) 리모델링 수직증축 관련 이야기는 특별히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문정동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고도제한을 해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를 지으면서 약 3도정도 활주로 각도를 틀었는데 이로 인해 석촌동을 포함한 송파동, 가락동, 풍납동 등이 해제될 수 있었다"며 "다만 문정동이나 바로 접해있는 세곡동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해제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4월말 시행하는 리모델링 수직증축은 지은지 15년이상 된 공동주택만 가능하다. 현재 15층 이상은 최대 3개층까지 14층 이하는 2개층까지 증축할 수 있다.
 
또 가구수도 최대 15%까지 늘릴 수 있으며 늘어난 가구수는 일반분양으로 사업비를 충당한다. 85㎡이하는 면적 40%까지, 85㎡초과는 면적 30%까지만 가구당 면적 증축을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고도제한이 해제된 송파구 신천동 일대. (사진=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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