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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재테크)홍콩ELS보다 더 위험해졌다

홍콩H 연계상품 논란에 개별종목 ELS 급증

2024-02-20 02:00

조회수 : 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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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홍콩증시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ELS) 사태가 이어지자 엉뚱하게 종목형 ELS 판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특정 주식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입니다. 주요국 증시에 비해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위험이 월등하게 커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ELS 상품 중엔 기초지수에 홍콩H지수(HSCEI)가 포함된 지수형 ELS는 줄어든 대신 국내와 해외증시의 특정 주식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특정 종목 한두 개만 기초자산으로 하거나 특정 종목과 주가지수를 한데 묶어서 상품화하는 방식입니다. 
 
미래에셋 등 종목형 ELS 판매 증가
 
미래에셋증권이 현재 청약자를 모집 중인 ELS 상품목록을 살펴보면 S&P500지수와 미국에 상장된 주식 AMD를 기초자산으로 한 35232회 상품이 제일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목표수익률은 연 10.0%이며 조기상환조건은 6개월 단위로 평가해 78%부터 75%까지 낮아지는 스텝다운(step-down)형입니다. 투자기간 중 그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이 확정되는 기준선인 녹인(Knock-In)은 기초지수의 40%입니다. 
 
또 스타벅스와 AMD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녹인 45%짜리 ELS 상품은 이보다 높은 연 14.10% 수익률을 내걸고 있으며, 엔비디아와 AMD를 묶은 상품은 녹인 45%에 연 16.0% 수익률을 목표로 합니다.
 
국내 종목이 포함된 ELS도 있습니다. 코스피200지수와 S&P500에 POSCO홀딩스를 함께 묶은 녹인 40%의 ELS는 연 10.70% 수익률로 청약자를 모집 중입니다. LG화학과 유로스톡스(Eurostoxx50),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연 16.4% 수익률입니다. 
 
이밖에 테슬라 한 종목만 기초자산으로 해서 테슬라 주가 상승률의 2배, 하락률의 1배로 수익을 반영하는 ELS 상품도 모집 중입니다.
 
키움증권도 LG화학과 아모레퍼시픽에 S&P500지수를 더해 녹인 40%, 연 18.8% 목표수익률의 ELS 상품을 청약받고 있습니다. ‘뉴글로벌’이란 브랜드명을 달아 테슬라, AMD 등 해외주식을 지수와 묶거나 종목끼리 모은 ELS도 판매 중입니다. 
 
NH투자증권 역시 ‘슈팅업’, ‘가드’ 등 상품 유형을 나눠 테슬라 단일종목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나, 테슬라와 엔비디아, SK하이닉스와 POSCO홀딩스 등을 묶은 순수 종목형, 주가지수와 종목을 결합한 혼합형 ELS 등이 청약 목록에 있습니다. 모두 지수형에 비해 목표수익률이 월등하게 높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종목형, 녹인 25% 상품도 안심 못해
 
이처럼 종목형 ELS가 증가한 것은 홍콩H지수에 투자하는 ELS의 손실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콩H지수의 하락으로 발생한 ELS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사태는 현재 ELS를 판매한 은행 등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로 초점이 모이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은행이 고위험상품을 판매하도록 방치한 금융당국에 대한 지적도 나와 일부 ELS 가입자들이 감사원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은 확대되고 있지만 결국 은행 등이 투자자들의 손실을 어느 정도 배상할 것인가로 귀결될 전망입니다.
 
홍콩증시 연계 ELS가 논란의 중심이 되자 은행들은 판매를 중단했고 일부 증권사들은 잠시 움츠렸다가 엉뚱하게도 종목형 ELS 판매를 늘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ELS를 판매하는 증권사들 다수가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 등에 유독 종목형이 많습니다. 반대로 대형사 중 신한투자증권은 원금보장형 ELB에만 테슬라를 포함한 지수혼합형이 한 개 있습니다. 
 
기초자산에 개별종목 특히 해외주식이 포함될 경우 변동성을 감안해 손실 기준선도 낮아지는 편입니다. 키움증권의 경우 S&P500지수와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묶은 ELS의 녹인을 25%로 설정했습니다. NH투자증권도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중 녹인이 25%인 상품이 있습니다. 
 
녹인이 25%라면, 투자기간 중 기초자산인 지수나 종목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4분의 1토막만 나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런 상품이 목표수익률 연 10%를 내걸고 있으면 투자자들 눈엔 혹할 만합니다. 
 
하지만 개별종목의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지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의 경우 최근 3년 사이 최고 주가는 360달러였고, 최저가는 96달러였습니다. 고점 대비 저점의 하락률이 73.3%에 달합니다. 언제 가입했느냐에 따라 녹인 25%는 안심할 수 없는 기준선이 되기도 합니다. 그나마 키움증권엔 녹인이 25%인 ELS가 있지만 타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종목형 ELS 상품들은 주로 녹인이 40%대에 설정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래에셋증권에 주가지수 연계 ELS 상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처럼 HSCEI를 포함한 지수형 ELS도 있지만 목표수익률이 7~8% 수준이어서 앞서 두 자릿수 수익률의 상품을 본 투자자들 눈에 들어올지 의문입니다. 
 
홍콩 ELS가 문제가 돼 종목형이 늘어났지만, 적어도 일정 수준의 하락까지는 수익을 보장하는 스텝다운형 ELS라면 오히려 지금은 홍콩H가 포함된 지수형 ELS가 종목형보다 안정성 면에선 유리한 상황입니다. 
 
증권사들은 번번이 투자위험이 커진 자산을 상품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정 자산의 가격이 크게 올라야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관련 상품 판매도 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자 매력도는 이미 많이 오른 자산보다 오를 수 있는 자산, 크게 하락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적은 쪽이 더 유리합니다. 홍콩H지수가 포함된 ELS가 아니라도 최소한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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