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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혁신 대 통합

2023-11-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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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종민(왼쪽부터), 이원욱,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민주당은 지난 6월 혁신위원회를 출범하며 개혁과 통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기대했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김은경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를 혁신위 수장으로 임명하며 “통합 기조를 잘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개혁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 그 두 가지를 잘 해결할 분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밝혔죠.
 
지금 민주당 분위기는 반년여 전과는 조금 다릅니다. 개혁과 통합이 함께 가는 문제가 아닌 양자택일의 문제가 됐죠. 이런 상황의 중심에는 계파 갈등이 있습니다. 이른바 비명(비이재명)계로 불리는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지난 16일 ‘원칙과 상식’ 모임을 공식 구성했는데요. 
 
원칙과 상식은 정권을 심판하려면 당이 먼저 혁신해야 한다며, ‘혐오 정치’ 종결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와 그의 강성지지층인 개딸의 결별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당내 개혁을 위한 단체 행동을 예고했고, 올해 안에 당에 변화가 없으면 “결단하겠다”고도 강조했는데요. 이런 요구를 내건 자신들을 더는 비명계가 아닌 ‘혁신계’라고 불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내 개혁을 주문하는 목소리에 친명(친이재명)계는 통합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우원식 의원은 “폭주하는 윤석열정부와 맞서 싸우는데 친명, 비명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김민석 의원은 “당이 싫으면 나가면 된다”며 “검찰독재, 민생파탄과 싸워야 한다. 이게 원칙과 상식”이라고 비판했죠. 이 대표 아래 당이 뭉쳐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심판하자는, 그간 친명계 입장과 대동소이합니다.
 
계파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 대표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원칙과 상식이 출범한 다음 날, 취재진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대표실을 나선 이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원칙과 상식을 만나 소통할 계획은 없냐’, ‘원칙과 상식이 제시한 사당화 탈피의 시한을 한 달로 제시했는데 입장은 무엇이냐’ 등이었죠. 이 대표는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뒤 일성으로 당의 통합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이런 구상이 실현되기에는 아직 요원해 보이는데요. 혁신과 통합을 모두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 묻혀버리는 양상입니다. 정부여당과의 승부처인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갈수록 험난한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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