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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진정한 포용

2023-10-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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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일관적으로 당내 통합 메시지를 내놓고 있습니다. 단식 농성을 마치고 병원에 입원해서도, 퇴원 후 당무에 복귀해서도 이 대표는 줄곧 당의 단합을 주문했죠.당 내홍 수습과 관련한 가장 구체적이고도 강렬한 이 대표의 언급은 이렇습니다.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길 바란다(지난 23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민주당 청원 게시판에는 지난달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가결파’로 분류되는 의원 5명에 대한 징계 요구가 올라와 있는데요. 지도부 답변 요건인 5만명을 돌파하면서, 당 지도부가 이들에 대한 징계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 대표의 ‘왈가왈부’ 발언은 ‘가결파 언급 말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는 이 대표의 말과는 다른 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국회로 돌아온 다음 날인 24일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 발언을 두고 “(징계를) 잠시 미뤄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기회를 다시 한번 준 것”이라며 “해당 행위를 해놓고도 징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죠.
 
가결파 징계와 관련해 비명(비이재명)계를 압박하는 취지의 언급도 나왔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포용하고 가자는 이 대표의 정무적 판단”이라며 “최고위원 내부에서 그래도 진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서 최고위원은 “청원은 당무로 처리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처리해야 될 시기가 온다면 처리해야 된다”며 징계 개시 여지도 남겼습니다.
 
이 대표와 친명계 지도부의 엇갈린 메시지에 비명계는 이 대표의 ‘포용’ 의지를 향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 비명계 의원은 기자에게 “이 대표가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명계 신경민 전 의원도 이 대표 복귀 일성을 두고 “진심인가라는 게 드러나는 지점이 곧 온다”며 경계했죠.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친명계 의원들이 ‘굿 캅 배드캅’ 역할을 나눠 맡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대표의 선명한 메시지 속에서도 당 지도부의 가결파 징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에서, 어떤 계파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양상입니다. 이에 가깝게는 비명계 송갑석 의원이 사퇴한 후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직 인선, 조금 더 멀게는 내년 총선 공천 결과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당의 향방을 가를 핵심 요소는 여전히 이런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는 이 대표의 결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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