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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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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억대 회사를 세금 안내고 꿀꺽

2023-09-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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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회 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업상속공제에 대해 잘 아시나요. 막연히 중소기업이 대상이라 대기업은 해당 안되겠지 생각합니다. 근데 대기업 비슷한 중견기업이 해당되면서 상식 밖의 사례도 생깁니다.
 
최근 모 기업 총수는 세금을 한푼도 안내고 지분 상속받았습니다.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덕분인데요. 이 기업은 중견기업입니다. 그런데 상장사로 시가총액 1000억원을 넘습니다. 흔히 재계에서 상속세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분까지 포함해 최대 60%까지 내면서 너무 많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경우 1000억원짜리 회사를 물려받으면서 세금을 한푼도 안낸 셈입니다.
 
가업상속공제의 취지는 이런 것일 텐데요. 부모가 지닌 가업에 대한 기술을 후손이 물려받도로 유도하는 목적입니다. 사망으로 인해 기술이 단절되는 건 국가적으로 손해이니까요. 그러면 과연 중견 상장사 총수가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지 의문입니다. 보통 출근횟수나 이사회 참석율이 떨어지거나 아예 비등기임원일 때 총수는 중요한 투자 등 의사결정을 하는 게 주된 역할입니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누누이 강조해왔습니다.
 
이런 총수가 적어도 기술자는 아닙니다. 경영권 지분 물려주는 게 기술이 단절 되고 말고의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엄밀히 따져 일반인은 누구나 상속세를 내는데 가업상속공제라는 미명 아래 정작 유력 자본가가 세금을 안내고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기는 꼴입니다. 사회적으로 여러 불만과 상대적 박탈감만 부를 뿐입니다.
 
가업상속공제는 올들어 적용 대상이 더 확대됐습니다. 기존엔 연매출 4000억원 미만이었는데 5000억원 미만까지 공제 대상이 늘어났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중견 상장사 중에 바이오니 배터리니 테마가 붙어서 주가가 뻥튀기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 주식회사 총수가 상속지분을 물려받을 때 상속세를 한푼도 안내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걸까요.
 
정부는 나아가 기회발전특구를 추진하면서 지방에 투자하는 중소, 중견기업에게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더 늘려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사회에 얼마나 더 많은 공짜 상속이 이뤄질지 알 수가 없습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사례들이 속출한 다음에야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면 외양간 고치듯 제도를 고칠까요. 그러면 소급적용하지 못한 사례들의 총수들만 횡재를 봅니다.
 
규제완화도 좋지만 이런 정도는 제도 수정 전에 미리 예측 가능했던 사례였을 것입니다. 제도를 짜는 데 있어 최소한 국민 상식선을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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