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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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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미국채 뛰는데 일본 금융완화 유지…투자자 '실망'

일본은행, 양적·질적 완화 유지…엔저 현상 심화

2023-09-26 02:00

조회수 : 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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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일본이 완화 기조를 이어갈 뜻을 밝혔습니다.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결정에 엔저 현상도 다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실망도 큽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는 다른 일본의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지난주 일본 외환시장에서 엔환율은 달러당 148엔을 넘어섰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21일 기록했던 고점 150엔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엔달러환율은 지난해 10월 하순까지 치솟으며 엔저 현상이 심화했으나 이후 조정세를 보이며 올해 초에는 128엔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다 3월 하순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전고점을 다시 넘보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엔저 업고 수출성장…일본경제 살아나 
 
엔화 약세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발표가 결정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은행은 지난주 21일과 2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재의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위원들은 장단기 채권을 매매하며 시장금리를 적극 관리하는 등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일본은 단기금리(당좌예금 정책금리 잔고)는 -0.1%로, 장기금리는 10년물 국채가 0%를 유지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수익률곡선관리(YCC)를 시행 중입니다. 
 
또한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넘을 때까지 본원통화를 확대 공급할 방침입니다.  
 
지난 22일 일본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는 정책위원 9명이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임금 상승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 완화 기조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에다 총재는 또 지금의 완화 정책을 수정하는 시점이 언제일지 시장이 추측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시장의 기대감이 앞서가는 것을 경계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현재 일본 경제는 저평가된 엔환율 덕분에 성장률도 조금씩 살아나는 중입니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일본 경제만큼은 공급망 제약 완화, 기업이익 및 고용·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해 실질소득은 감소했으나 엔저에 힘입은 수출이 크게 개선돼 전체 경제를 떠받치는 형국입니다. 1분기엔 민간 소비가, 2분기엔 수출 기여도가 컸습니다. 
 
이에 OECD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일본은 한국(1.5%)보다 높은 1.8%로 예상됩니다. 
 
Fed·BOJ·파생 매도까지 엔저 부추겨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는데, 이틀 뒤 일본은 계속해서 미국이나 글로벌 금융시장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확인한 것입니다. 확실히 시장의 기대와는 다른 선택이었기에 충격도 조금 더 컸습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7월말 140엔을 넘어선 후 잠시 주춤거리다 다시 상승, 9월5일부터는 147엔대에서 오르내리며 BOJ의 눈치를 살피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매파 발언에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 데다 일본은행은 계속 완화를 천명하는 바람에 단번에 148엔대로 올라섰습니다. 
 
엔화 약세 압력이 커지면 일본 금융시장도 똑같이 변동성이 커질 위험에 놓입니다. 실제로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거꾸로 일본은행이 긴축 시기를 앞당길 수도 있겠죠.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은 거기까지 몇 발 더 앞서 간 상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은 엔달러환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연 전고점인 150엔을 돌파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입니다.
 
엔저가 이렇게 심화되면 투기적인 매매도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F)에 따르면 최근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순매도 포지션이 올해 7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합니다. 엔달러환율 상승엔 파생시장의 공격적인 매매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합니다. 
 
일본 외환당국도 이렇게 환율이 널뛸 때는 구두개입에 나섭니다.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큰 흐름을 돌려놓긴 어렵겠지만, 작년 10월 엔달러환율이 장중에 151엔을 찍었을 당시 일본 당국이 적극 개입해 환율을 150엔 아래로 떨어뜨렸던 것을 감안할 경우 이번에도 150엔이 방어선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대신증권은 미국 입장에서도 엔저가 반갑지 않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엔저가 심화될수록 일본 보험사들의 환헷지 비용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 수요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150엔이 방어선?
 
원화 약세 기조가 여전한데 엔화는 그보다 더 약세인지라 원엔환율도 100엔당 900원이 다시 깨질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원엔환율은 지난주 896원까지 밀려났다 간신히 900원 선을 회복한 상태입니다. 
 
특히 엔저를 기회 삼아 일본 주식과 채권 등을 직접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은 환율 등락으로 인해 평가손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주식 매수자들은 일본 기업들의 부활로 주가가 올라 차익이 발생해도 원엔환율이 하락하면 환차손이 주가 차익을 훼손하게 됩니다. 
 
다만 전고점 150엔이 머지않았고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오히려 당국의 관리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추가 약세 우려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대신증권 이다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고금리와 미-일 금리 차를 생각하면 엔달러환율의 하락 속도에 대한 기대감은 조정해야겠지만 엔화 가치의 추가적인 약세에 대해 우려할 구간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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