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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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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기를 끊은 후

2023-09-21 08:12

조회수 : 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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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당 안팎 지적과는 다르게, 단식의 결과는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표적 지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둘러싼 당내 여론입니다.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기 직전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정치권에서 재차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 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 대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죠. 이 대표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면 두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무성하던 때였습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며 덩달아 힘이 실린 것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론이었습니다. 검찰은 지난 2월에도 이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요. 위례·대장동, 성남FC 의혹이 그 배경이었습니다. 이후 표결에 부쳐진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가까스로 부결됐는데요. 당시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 논란에 직면하며 곤욕을 치렀습니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 영장이 재차 청구되면 ‘또 방탄은 안 된다’는 기류가 흘렀습니다. 두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이 나오면 여론의 비판을 감내하기 어려울 거라는 의견이었죠. 더구나 이 대표가 지난 6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기에, 체포동의안을 가결하고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경우의 수가 유력한 전망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단식을 계기로 분위기는 뒤집혔습니다. 이 대표가 단식이 장기화할수록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는 동정론이 커졌습니다. 동정론은 계파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걱정 어린 시선이 나왔죠.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표 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18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대표 건강이 가장 걱정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생각은 그 다음이다. 이 대표 단식으로 주변 의원들도 체포동의안 얘기를 꺼내기를 조심스러워한다. 이 대표 말대로 가결표를 던지는 게 맞나 싶으면서도, 단식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사람을 대상으로 검찰이 수사를 밀어붙이는 모습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두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0일 이 대표는 당내에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습니다. 당 지도부도 부결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죠. 다만 부결을 당론으로 추진하자는 주장은 반발에 부딪혔고, 당론 채택은 무산됐습니다. 이 대표 정치 인생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따라 정치권에 미칠 파장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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