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연합뉴스)
재고자산. 유동자산 가운데 상품이나 제품과 같이 재고조사에 의해 실재의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자산을 말합니다. 이는 생산·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총 비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밑천이 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재고자산은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됩니다.
특히 건설사의 경우 재고자산에 개발이나 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사두는 용지를 비롯해 원자재, 가설재와 미분양·미완성 주택 등이 포함되는데 제때 매출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평가충당금이 계상돼 수익이 하락하는 등 운전자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들어 중견건설사에서는 재고자산 내 용지가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용지를 줄인 것과 달리 시공능력평가순위 11위부터 30위까지 중견건설사 중 반기보고서를 공시한 13곳의 건설사 절반(54%)이 재고자산 내 용지를 늘린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용지 매입 등 운전자금 관련 외부차입이 증가할 경우 부채비율이 상승해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금리와 분양시장 양극화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중장기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개발 사업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태영건설이나 아이에스동서, KCC건설 등 일부 건설사의 경우 완성주택이 늘어나는 등 재고자산에서 우려요인도 존재합니다. 재고가 장기간 쌓이게 되면 현금 흐름이 정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개발이나 사업을 위해 용지를 확보할 경우 재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활동성)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은 부진해질 수 있습니다.
재고자산을 건설사의 주안점과 미래 어떤 사업을 추진하려는지 가늠할 지표로 활용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