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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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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판 아파트는 죄가 없다

2023-08-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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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이한준 LH 사장이 지난 30일 오후 LH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고개 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무량판’이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올해 4월 GS건설이 짓던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슬래브 붕괴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단지 15곳의 지하주차장에서도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서 ‘무량판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까닭입니다.
 
국토부는 급기야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전국 293개 민간 아파트에 대해 철근이 빠진 것이 아닌지 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자칫 무량판 시공 건물 자체가 부실하다는 이미지를 얻게 된 모양새입니다. 실제 최근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와 입주민 카페 등에는 무량판 아파트 확인법이 공유되면서 불안 심리도 높은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무량판 구조가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우선 '무량판 구조'는 내력벽이나 보가 아닌 기둥이 콘크리트 바닥판을 지지하는 것으로, 지난 1908년 미국의 한 엔지니어가 개발해 특허를 받은, 120년 가량 이어진 공법입니다. 공사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로 건설사들이 활용해왔습니다.
 
이는 보를 사용하지 않아 내부 공간 이용의 효율성이 높고 벽식 구조에 비해 슬라브를 두껍게 구성해 층간소음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국내 부촌 중 하나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뿐만 아니라 아이파크 삼성도 무량판 구조를 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벌어진 붕괴사고의 경우 설계, 시공, 감리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총체적 문제로, 무량판 구조가 문제인 것으로 단정한다면 오히려 혁신적인 건축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GS건설이 쏘아올린 무량판 아파트에 대한 불신보다 무량판구조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보강철근을 뺀 것을 문제 삼아 보수·보강을 강구하고 재발 방지를 논의해야할 시점입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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