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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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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미일 청구서…워싱턴 회담 '절정'

이르면 7월경 '워싱턴 한미일 3자 회담' 개최

2023-05-30 06:00

조회수 : 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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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진아·최수빈 기자] 미·일에 기댄 윤석열정부의 외교 청구서가 이르면 오는 7월경 열리는 '워싱턴 한·미·일 3자 회담'을 기점으로 절정을 찍을 전망입니다. 미·일을 향한 윤석열식 외교가 질주하면서 양국의 요구가 한층 더 거세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인데요.
 
우선 일본의 경우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현장 점검이 종료되고 6월 말께 오염수가 방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산물 수입 재개 요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역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가운데, 워싱턴 3자 회담을 기점으로 바이든발 청구서가 날아올 경우 미·중 패권 경쟁에 낀 K-반도체의 위기론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6월 방류7월 3자 회담'거세지는 수산물 수입 압박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정부의 외교 청구서를 담은 판도라 상자는 '워싱턴 3자 회담' 전후로 열릴 전망입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미국 워싱턴으로 초청한다고 밝혔는데요.
 
정치권에서는 워싱턴 한·미·일 3자 회담을 기점으로 미·일에 기댄 윤석열정부의 외교 청구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우선 일본은 당장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현장 점검을 끝내면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와 언론은 연일 한국의 수산물 수입 재개 가능성을 거론하며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후쿠시마와 미야기 등 8개 현(광역지자체) 모든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번 시찰은 처리수(후쿠시마 오염수)의 조사가 중심이라고 들었지만, 그것에 더해 수입 제한 해제에 대해서도 부탁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본은 안전성 검증을 진행 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종합보고서가 다음 달 말께 발표되면 올여름부터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계획인데요. 이 시점을 전후해 후쿠시마 수산물에 대한 수입 재개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시찰단 현장 점검 결과 발표에서 오염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막을 명분도 희미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와 일본의 수산물 수입 재개 압박에 명분만 실어준 꼴이 되는 셈이지요. 여기에 독도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졌던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문제 등도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지난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청구서 본격화 땐 'K-반도체' 위기 최고조
 
미국 역시 중국과의 총성 없는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 3자 회담을 기점으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포격전 한복판에 한국을 더욱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일본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이후로 미·중 패권 경쟁은 한층 더 격화된 양상인데요. 미국을 위시한 서방이 뭉쳐 중국·러시아에 대한 제재 수준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중국도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구매 중지 제재에 나서면서 패권 대결로 치닫는 모습입니다. 미·중 갈등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고래 싸움에 끼어있는 한국은 그 사이에서 강대국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신세인데요.
 
자국 이익을 최우선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의 청구서를 요구할 경우 K반도체의 위기론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은 더욱 터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의 견제를 외면하기도,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과도 단절하기 어려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청구서는 다 받았다. 우리 정부가 실익이라고 이야기할 만큼 거둔 것은 별로 없으며 대체로 미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준 상태"라면서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견적서로 보면 우리 정부가 손해를 많이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현재로서는 미국을 쫓아다니기 바쁜, 독자 외교라고 보기 어려운 노선을 가다 보니 결과적으로 자꾸 좌충우돌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이미 몇 달 전부터 중국과 물밑 접촉을 한 반면, 한국 정부는 실익을 다 잃은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외교적 전략에 발맞춰서 방향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꼬집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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