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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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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지표 디벼보기)주택거래 살린 '기타소유권이전'

둔촌주공 분양계약에 서울 거래량 ‘반짝’ 증가

2023-05-04 02:00

조회수 : 8,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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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반등한 주택거래량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거래가 꽁꽁 얼어붙었던 최악의 국면은 지나간 모습입니다.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의 ‘분양’ 계약 효과가 컸습니다. 일반적인 주택거래는 아직 살아나지 못한 상황입니다. 
 
주택거래량, 바닥은 찍었지만
 
국토교통부에 집계에 따르면, 3월 전국 주택거래량은 전월보다 조금 감소했지만 7만7000건대는 유지했습니다. 거래량 추이만 본다면 올해 1월의 2만5761건 기록으로 저점을 찍고 회복하는 중인데, 아직 작년 초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일단 10만 건엔 올라서야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거래량은 2021년 3~4월만 해도 월 15만 건 이상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활황기의 거래량이 그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020년 7월과 12월엔 2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사를 계획하는 시기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하지만 거래가 급감한 뒤로는 이사철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2월과 3월의 거래량 반등도 방학철을 지나서였습니다. 
 
거래량 반등을 이끈 지역은 서울입니다. 특히 강동구에서 나온 거래가 주효했습니다. 2월 서울지역 전체 주택거래 1만2395건 중 강동구에서만 5391건이 체결됐으니까요. 이는 2월 한 달 부산에서 나온 전체 거래보다 많은 기록입니다.
 
이걸 단지별로 확인해 보죠.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강동구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고덕그라시움입니다. 2월 계약건수는 19건, 3월 24건 등 총 69건입니다. 두 번째로 거래가 많았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4월까지 총 51건이 거래됐습니다. 
 
2월 서울 거래량 절반은 둔촌주공
 
이것으로 5000건 거래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강동구 주택거래의 90% 가까이(5326건)는 아파트 거래였으니까 빌라 등도 아닙니다. 도대체 그렇게 많은 거래가 강동구의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그 해답은 국토부 통계 중 거래원인별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매매, 증여, 분양권 거래 등 거래의 유형을 구분해서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2월 강동구의 거래기록 5391건 중 매매는 232건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기타소유권이전’ 항목이 4102건이나 됐어요. 3월 기타소유권이전 거래도 1198건이나 됩니다.
 
기타소유권이전이란 입주 예정 아파트의 최초 공급계약 분양권 검인 등에 해당하는 거래 유형입니다. 쉽게 말해 분양하는 아파트를 청약해서 당첨된 뒤에 실제로 계약을 하면 기타소유권이전으로 분류돼 거래건수에 잡히는 겁니다. 
 
2월의 강동구. 분양. 그렇습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을 일반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이 있습니다. 12월에 분양을 시작했지만 대규모 미달 사태가 발생, 무순위 청약까지 진행하면서 2월과 3월에 걸쳐 계약이 이뤄졌죠. 이것이 2월과 3월 통계에 반영되면서 강동구와 서울의 주택거래량을 급증하게 만든 것입니다. 
 
4개월 연속 200건에도 미치지 못했던 경기도 광명시의 주택거래가 2월에 2723건으로 급증한 것도 기타소유권이전(2216건) 때문이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하고 ‘줍줍’ 계약까지 진행한 철산자이더헤리티지 영향이 컸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와 성북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깔끔하게 1순위에서 완판한 단지도 아니었기에 매입 주체들의 거주지 통계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관내 주민이 매입한 건수보다 외지인이 매수한 거래가 더 많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관내와 관외 거래 건수는 비슷하거나 해당 지역 주민들이 매입한 건수가 조금 더 많게 집계됩니다. 그런데 2월과 3월 당시 강동구 주택 매입을 주도한 사람들은 서울의 다른 구에 거주하는 주민이었습니다. 2월 거래 5391건 중 4408건이 서울 타지역 주민들에게서 나왔고 3월에도 1999건 중 1260건이 그랬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이사 수요도 포함돼 있겠지만 투자자가 유입된 결과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1천세대↑ 일반분양 2곳…이제부터가 진짜
 
분양아파트 계약 건을 제외하고 일반 주택거래만 놓고 생각한다면 거래량 증가가 나타난 지표를 주택거래 회복으로 해석하기엔 섣부른 감이 있습니다. 자칫하면 착시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물론 다른 해, 다른 달의 통계에도 똑같이 분양아파트의 계약 건이 반영돼 있을 테니 같은 눈높이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단지,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전체 거래량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이 분양계약이었다면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일반분양은 4789세대였습니다. 4월 통계에서는 이 효과가 사라집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분양한 단지 중에서 일반 공급물량이 1000세대를 넘는 곳은 경기도 평택시 힐스테이트평택화양(1548세대)과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1878세대) 두 곳밖에 없습니다. 청약 결과 대규모 미달이 발생했으니 올림픽파크포레온처럼 추가 모집과 줍줍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결과가 해당 지역 통계에 반영되겠지만 전체 주택거래량에 올림픽파크포레온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의 단지는 없습니다. 
 
또한 매년 봄이면 세금 때문에 주택거래가 소폭 증가하던 현상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 기준일이 6월1일인 까닭에 종부세 폭탄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그 전에 집을 처분하기 위해 급매로 내놓곤 했는데, 올해는 공시지가가 하락해 세 부담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4월의 주택거래가 2~3월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본모습은 이제부터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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