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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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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지표 디벼보기)금값된 금, 최고가 넘어 더 오른다는데

금융위기 우려가 밀어올린 가격…추가 상승 전망 엇갈려

2023-04-07 02:00

조회수 : 9,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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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금 가격이 사상 최고가 기록에 바싹 다가섰습니다. 경제위기 우려에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입니다. 안전자산이라 여겨지는 다른 자산들의 부진도 한몫 거들었습니다. 다만 금의 경우 적정가격에 대한 기준이 없어 추가 상승 여부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투자로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은 많지만 투자 목적으로 매수 후 장기간 보유하기엔 얻을 것이 많지 않은 시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지시각 5일 22시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선물(4월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013.2달러로 거래 중입니다. 하루 전 2020.9달러까지 올랐던 가격이 소폭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금선물 가격은 3월 이후 이날까지 9.6% 상승했습니다. 지난 2020년 3월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2063달러)와는 불과 2.5% 차이입니다. 
 
금융위기 우려…안전자산에 몰리는 돈 
 
금 가격은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했을 당시 2063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전 세계가 돌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가격이 진정돼 지난해 9~10월 중엔 1650달러 부근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고 지난 3월부터 오름세가 가팔라져 지난 4일 2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금 시세가 반등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에서 비롯됐습니다. 금리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 돈값이 떨어지면서 실물자산의 가격을 밀어 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올해 가격 상승에 탄력이 붙은 데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서 시작된 위기가 금융위기로 격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됐습니다. SVB 파산에서 시작된 위기는 크레디스위스(CS)와 도이체방크로 확산됐고 다른 지역 은행들과 미국 오피스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이에 안전자산을 찾아가려는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더구나 다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다른 자산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해 금이 더욱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값어치가 하락 중입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월 114까지 올랐다가 현재 102.01로 내려왔습니다. 엔화도 지난해 10월 달러당 150엔까지 추락했다가 이제야 130엔 초반으로 내려와 추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도 상승을 전망하는 곳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을 대체할 자산으로 선택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결국 금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의 추세를 감안할 경우 금의 최고가 기록은 머지않아 깨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금 시세에 대한 시장의 전망은 이미 차월물, 원월물 시세에 드러나 있습니다. 같은 시각 5월이 만기인 금선물 가격은 2019.0달러를 기록 중이며 6월물은 2027.5달러로 더 높습니다. 더 멀리 12월 만기선물 가격은 2081.3달러로 근월물보다 더 많이 벌어져 있습니다. 이같은 시장가격에는 금 시세가 갈수록 오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추가상승 욕심보단 자산배분으로 접근
 
이런 상승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금을 매수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금이란 자산의 특성상 적정가를 매기기 어려워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과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엇갈립니다. 
 
글로벌 유동성이 금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투자 유효하지만, 단기간 상승폭이나 투기성 자금의 성격상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뒤통수를 맞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금 자체로 큰 수익을 내겠다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자산배분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금 투자는 은행의 골드예금, 금 선물시세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금 채굴업체 주식을 통한 간접투자와, 금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골드바, KRX금현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중 거래 편의성이나 비용 면에서 금선물ETF와 KRX금현물을 추천할 만합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선물ETF는 모두 환헤지가 되어 있습니다. 원달러환율이 1300원대로 높은 수준이므로 미국에 상장된 ETF보다는 국내 ETF가 나아 보입니다.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은 모두 금선물(6월물)과 미국의 ETF인 SPDR Gold Trust(종목기호 GLD), 달러선물을 편입하고 있습니다. 
 
투기성 자금처럼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라면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H) ETF가 어울립니다. 물론 공격적인 투자에 상응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환율 상승 효과를 더하고 싶다면 KRX금현물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KRX금현물(1kg) 시세는 이미 2020년의 고점이었던 7만8070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6일엔 8만5000원도 뚫었습니다. 3월 첫날 7만7000원을 밑돌았던 시세가 한 달 사이 급등한 것입니다.  
 
KRX금현물은 실제 금을 1g 단위로 쪼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증권사 HTS 거래 수수료는 부가세 포함 0.15%로 저렴합니다. 2만2000원을 내면 1kg 단위로 현물 출고도 가능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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