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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

2023-03-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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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박명수 씨는 지난 17일 공개된 유튜브 '할명수'에서 '중꺾마'를 강조하는 제작진에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캡쳐=유튜브 할명수)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지난해 최고의 유행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새로운 해석이 나왔습니다. 코미디언 박명수 씨는 지난 17일 공개된 유튜브 '할명수'에서 '중꺾마'를 강조하는 제작진에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독도 여행을 기대하며 울릉도까지 왔으나 기상 악화로 입도할 수 없게 되자, 울릉도에서라도 독도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기존의 중꺾마가 목표나 결심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새로운 중꺾마는 공감의 영역에서 호응을 얻었습니다. 매일 꺾여버리는 내 마음을 다그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왔을 겁니다. 박명수 씨는 지난 24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중꺾마의 의미를 부연했습니다. 그는 "일반 사람들은 꺾일 일이 너무 많다. 너무 많이 꺾이지 않냐. 그렇다고 안 할 거냐.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며 "저는 매일 꺾인다. 하루에도 수십 번 실망하고 포기한다. 그래도 다시 이겨내는 거다. 인생은 꺾임의 연속이다. 꺾여도 계속 가지를 뻗어야 되는 게 인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2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큰 울림을 줬던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생각났습니다. 이 교수는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입니다. 2000년 이화여대 4학년 당시 오빠의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자의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의 중화상을 입고 살아났습니다. 23세에 학교를 떠났던 그는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습니다.
 
이 교수는 갑작스러운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했습니다. "지금 당장의 상황은 암울하고 절망적일지라도 우리 인생이 결코 비극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 있을 것이다. 결국은 그 희망의 힘으로 오늘을, 또 하루를 살아 나가다 보면 분명 그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 마음에 의구심이 드는 날이 오시면 그때 저를 떠올려달라."
 
"다들 아마 그랬을 거다. '저 사람 인생 끝났지, 무슨 미래가 있겠어'라고 했을 텐데 다 망가진 것 같아도 오늘이 있다. 인생이 꼭 계획한 대로 흘러가진 않더라도 내 인생도 꽤 괜찮을 것이다." 삶을 이어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지난 22일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지선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캡처=tvN 유퀴즈온더블럭)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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