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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K클래식의 세계화

2023-03-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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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델로 돌아온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코리아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K클래식을 보다 더 대중화시킬 수 있을까요. 조성진이 생애 처음 빌보드 클래식 주간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 '더 헨델 프로젝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지난 2월 이 음반을 내놓으며 "하프시코드(16~18세기 가장 번성했던 피아노의 전신인 건반 악기)로 연주했던 헨델과 바흐가 오늘날 살아 있다면, 우리의 현대 피아노 연주 버전을 좋아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헨델과 바흐는 몰라도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 대중들은 반응한 걸까요. 이 음반은 헨델의 하프시코드 모음곡 가운데 2번, 5번, 8번과 사라반드, 미뉴에트 등을 담았습니다. 헨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솔직히 아직 바흐를 녹음하거나 연주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바흐가 좀 더 지적이고 복잡하다면 헨델은 건반이 조금 더 가슴에서 나오고 멜로딕한 면"이 있고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제겐 헨델이 조금 더 접하기 쉬워서 였다"는 설명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하프시코드를 오늘날 피아노로 어떻게 살려냈는지에 대한 설명들입니다. 중장한 하프시코드의 연주 느낌까지 완벽히 살리기는 힘들지만, 오히려 최대한 서스테인 페달을 사용하지 않고 강약을 조절했다고 하는 설명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당시 조성진이 "하프시코드는 현을 뜯고, 피아노는 현을 치기 때문에 건반이 있는거 외에는 전혀 다른 악기"라고 설명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간은 많이 울리지 않아 헨델 표현에 더 좋았던 거 같았다는 지멘스 빌라에서 녹음했다고. '아티큘레이션'(음악에서는 연속되고 있는 선율을 보다 작은 단위로 구분하여 명료하게 연주하는 기법)을 레코딩에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조성진에 앞서 빌보드 클래식 차트 정상에 오른 한국 연주자는 임현정과 선우예권, 이루마 등이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은 데뷔 앨범 <베토벤 소나타 전곡>으로 국내 연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이 차트에서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선우예권도 2017년 우승한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음반으로, 이루마는 2011년 발매했던 데뷔 10주년 기념 앨범으로 2020년 역주행에 성공해 빌보드 클래식 부문 앨범 차트에서 8주 이상 차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조성진은 앨범 발표 당시에도 K클래식의 세계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 “1년 전부터 한국 사람들의 연주 비결을 묻는 외국 현지 매체들이 늘어났다. 개인적으로는 유럽 음악가보다 뛰어난 한국 음악가가 많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콩쿠르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가장 쉬운 등용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한 바 있습니다. 자신은 BTS급이 아니라 어떻게 내려가는지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더 올라가야하는지를 준비해야한다는 답변도 인상깊었습니다.
 
K클래식의 세계화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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