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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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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싫어요.

2023-03-08 06:00

조회수 : 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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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카페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하다가 분실카드 사용한 범죄자 될뻔한 사연.
 
때는 한창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새해가 된 지 며칠 안 된 1월 초 즈음. 신촌에서 상권 어쩌고 대중교통전용지구 저쩌고 현장 취재갔던 날이죠.
 
온갖 자영업자들한테 이거 아냐고 찝쩍댄 후 마감을 하기 위해 할리스인지 투썸플레이스인지 암튼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려고 종업원 앞에 섰더니, 그녀는 키오스크로 주문하라며 약간의 신경질적이고 진절머리 난듯한 반응을 보이길래 바~로 기가 죽어서 시키는대로 했죠.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안 죽어요.)인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딱 누르고! 얼음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지 살펴봤는데 그런건 없어서 그냥 주는대로 마시기로 했습니다. 삼성 휴대폰의 최대 강점인 삼성페이 결제를 위해 폰을 결제 기기에 딱 대고! 주문 완료 화면을 보고 바로 음료를 픽업해 카페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체감상 한 30초? 갑자기 아까 그 종업원이 날 탁 쳐요. 결제 잘못하신 거 같다고. 다른 분 카드로 하셨다고. 읭? 난 내 삼성페이로 당당하게 결제했는데.
 
결제 내역을 보니 어라? 제가 커피 결제한 내역이 없네요. 일단 종업원을 따라 1층으로 내려갔죠. 대학생으로 추정되는 어떤 여자가 분실카드 사용했다고 저보고 화를 내더라고요. 아 진짜 속으로 생각했죠. 얘네 친군데 혹시 짰나?
 
그 카드 주인이라는 사람이 그래요. 갑자기 카드 결제 내역이 본인 폰으로 전송됐다고. 본인도 조금 전까지 그 카페에 있다가 나왔는데, 그 문자를 받고 바로 분실신고 한 다음 다시 왔대요. 그러고 나서 분실카드로 결제한 거냐고 막 따져요. 속으로 생각했죠. 너 이 사기꾼 내가 가만 안 둔다.
 
경찰에 신고하고 씨씨티비 돌려보라고 제가 난리쳤죠. 바빠 죽겠는데 지금 내가 이 좀도둑도 아닌 좀만한 사기꾼이랑 말싸움하게 생겼냐.
 
근데 갑자기 해결사 등장. 키오스크에 꽂혀있더라며 누가 신용카드를 갖고 온 거예요.
 
전말은 이랬습니다. 제 앞에 결제자가 카드를 안 빼고 갔고, 그 사실을 몰랐던 저는 그냥 삼성페이를 갖다댔고, 화면에 결제 완료가 뜨니 제가 결제한 건 줄 알았죠.
 
아니 근데 오해가 풀렸으면 저한테 사과해야 할 거 아닙니까? 아 제껀데요. 하고 카드 받아서 그냥 나가더라고요. 인간아 그렇게 살지 마라.
 
그런데 전 예전부터 키오스크가 짜증 났어요. 그냥 주문하면 말로 했을 때 몇초면 끝날걸 몇 분까지도 걸린다니까요! 결제하고 나서 내 결제번호 몇 번인데 햄버거에 소스 조금만 뿌려 달라고 가서 말해야 돼요. 다이어트 중이지만 맥도날드 버거가 먹고싶을 땐 소스라도 줄여야 하니까.
 
그리고 글자가 너무 작아요. 제가 아직 노안이 온 건 아니겠지만 10살 때부터 안경을 쓴 시력 저하자예요. 렌즈나 안경 안 쓰면 키오스크랑 뽀뽀할만큼 가까이서 봐야 돼요. 키오스크 때문에 우는 어르신들도 계시다는 데, 종업원들이 우리 아빠엄마한텐 키오스크가 있어도 말로 주문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서울 종로구 롯데리아 동묘역점에서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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