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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전세 사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2023-03-02 17:45

조회수 :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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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른바 '깡통 전세'와 전세 사기 피해가 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도 이를 막기 위해 잇달아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개별 부처가 아닌 범정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빌라왕'이라고 불린 김모 씨에게 피해를 본 계약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모 씨 전세 사기 피해대책위원회 소속의 이모씨는 2021년 10월 계약 당시에는 등기부등본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지난해 1월부터 압류와 가압류가 설정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피해자 상당수가 자신이 피해자란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정부가 피해 주택의 세입자에게 관련 안내문이라도 발송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위원회 소속 안모 씨는 "피해자들이 정부 발표 대책에 기대를 갖고 '전세피해 원스톱 지원센터'를 방문했으나, 부실한 상담, 정책 이해 부족 등으로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전세 사기 피해자 김모 씨는 "전세 사기로 빚만 떠안게 됐는데, 해당 공인중개사는 여전히 갭 투기 알바를 모집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정부 대책이 부실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여러 증언은 지난달 28일 참여연대 등이 개최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증언대회와 피해구제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전세 사기 물건의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특별점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와 합동점검반을 구성하고 5월31일까지 점검할 계획입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도 같은 기간 미끼용 가짜 매물에 대해 특별단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장애인이나 사회 초년생 등을 허위 임대(차)인으로 유인해 전세 사기에 가담시키는 사례를 적발해 이를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입니다.
 
앞서 언급한 토론회에서 임재만 세종대 교수는 "현행 제도와 법규로 전세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특별 구제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개입해 개별 채권을 통합한 후 구제하고 우선매수권과 경매신청권을 행사해 해결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가장 관심 있는 보증금반환채권 공공매입에 대해서는 여러 부처 협의가 필요하다"고만 답변하는 것에 그쳤다고 합니다.
 
아직 자신이 피해자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상당수란 말처럼 피해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의 현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토론회에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는 불참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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