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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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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실패→총선 참패→탄핵정국'…국민의힘 덮친 7년 전 데자뷔

현직 대통령 전대 참석·당내 계파갈등 극심했던 새누리당과 '비슷'

2023-01-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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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오른쪽) 의원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세리머니를 하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7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기억이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 새누리당 내 극심한 계파 갈등이 국민의힘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이렇게 가다간 총선에서 참패하고 대통령까지 탄핵당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윤 대통령 '당무 개입' 논란2014년 박근혜 '판박이'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이번 전당대회 참석은 여러모로 2014년 때와 비슷합니다.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 내부는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으로 쪼개져 극도의 계파 갈등이 벌어졌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집권 2년차를 맞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친박(친박근혜) 후보였던 서청원 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 옷차림으로 전당대회에 등장해 서 전 의원의 지지를 노골화했습니다. 하지만 비박(비박근혜)의 구심점이었던 김무성 전 대표가 당선되면서 수포로 돌아갔는데요.
 
이후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더욱 극심해졌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물갈이 공천'을 주문했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중심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최경환, 조원진 등 친박 의원들과 친박 인사인 이한구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박계 후보들을 배제한 '진박 공천'을 주도했습니다. 당시 김무성 전 대표는 이를 거부하면서 대표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옥쇄파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새누리당 내부의 공천 갈등으로 비화됐는데요.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이 낳은 공천 파동은 그해 총선에서 민주당에 패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19대 국회에서 152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했던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결과 300석 중 122석을 얻는 데 그치며 목표였던 180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여소야대 지형으로 국정동력을 약화됐고, 이는 최순실 국정농단에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접어드는 단초가 됐습니다. 당시 150석이 넘는 야권의 의석수에 새누리당 내 비박계 인사인 김무성·유승민 의원 중심의 탄핵 찬성파가 합세하면서 탄핵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었습니다.
 
(왼쪽부터)지난 2014년 7월14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6년 3월24일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부산 영도구 자신의 선거사무실 앞 영도대교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년 12월9일 다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박 대 비박'과 '친윤 대 비윤'소환된 '평행이론'
 
현 국민의힘의 상황은 2014년에서 2016년 사이의 새누리당 상황과 매우 비슷합니다. 집권 2년차 시기에 여당의 당대표를 선출한다는 점, 당내 계파 구도도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으로 뚜렷하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신임 당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점까지 2016년 새누리당 상황과 유사합니다.
 
현재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은 친윤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비윤 후보인 안철수 의원의 대결 구도로 압축됐는데요.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친윤 대 비윤' 구도가 다소 흐려지기는 했지만, 안 의원은 김 의원과 비교하면 확실히 비윤 후보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당원들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업은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반면 친윤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는 비윤계에서는 안 의원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부·행정안전부·국가보훈처·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4년때와 다르다?"윤 대통령 참석, 친윤 당선에 결정타"
 
이러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은 친윤 당권을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로 읽히는데요. 7년 전 박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해 친박 후보 지원에 나선 것과 판박이입니다.
 
다만 2014년 때와 다르게 윤 대통령의 이번 전당대회 참석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향방에 결정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2014년 박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 참석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당시에는 '김무성'이라는 유력 대권주자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친박 후보와 경쟁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윤 대통령의 영향력을 뛰어넘을만한 확실한 대안이 여권에 없다는 건데요.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14년 박근혜 대통령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 집권세력은 윤 대통령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며 "특히 당에 대한 윤 대통령의 영향력도 이미 증명된 상태고, 윤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은 친윤 후보 당선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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