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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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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북)여권 내 잇단 핵무장론,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다

2023-01-16 17:48

조회수 : 1,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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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시스 사진)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오랜 시간이 안 걸려서 우리 과학 기술로 더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가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국방부 연두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발언한 내용입니다. 그동안 여권 인사들이 핵무장, 핵보유 주장을 한 적은 있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핵보유 입장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 한국의 핵무장, 핵보유가 가능할까요. 확언할 수 없지만, 핵을 보유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우리나라가 핵보유 국가가 됐을 때를 상상해보면 되는데요.
 
우선 플루토늄을 대량으로 추출하려면 대규모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아직 기술적인 능력이 부족합니다. 여기에 대규모 재처리 시설을 어디에 놓을지도 문제입니다. 이러한 시설을 만드는 데 상당한 비용과 함께 기나긴 사회적 합의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게  분명합니다.
 
또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85%에 이르고 국제 금융시장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핵보유 국가가 됐을 때 경제제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이 마련돼 있는지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미국이 한국의 핵보유를 묵인해 줄 것이라는 주장도 비현실적입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탈퇴해야 합니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자동으로 회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가장 강하게 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인데요.
 
무엇보다 미국은 자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며 북핵 위협에 대한 해법으로 확장억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핵무장을 하자고요? 미국에서는 자국의 핵우산을 한국이 믿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이는 결국 한미 동맹의 신뢰를 깨는 일이죠.
 
마지막으로 한국이 핵을 가진다면, 일본도 가지려 하겠죠. 대만도 중국의 위협에 맞서 핵무장하려고 나설 겁니다. 그러면 동북아시아 국가들 모두 핵보유 국가가 되는 것이죠. 미국이 이를 용인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여권 내 핵무장, 핵보유 주장은 이해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사실상 군사적으로 맞설 수 있는 것은 자체 핵무장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핵무장을 원하는 다수 여론을 못 본 척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인 핵무장, 핵보유 보다는 실질적인 해법을 추진하는 게 우선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기보다는 남북 소통과 관계 회복에 더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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