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홍연

hongyeon1224@etomato.com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테니스와 인생은 장기전

2022-10-01 01:58

조회수 : 2,294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 주말 2022 WTA 코리아오픈 테니스 여자 준결승전을 보러 갔다. 사실 경기보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인 엠마 라두카누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갔다. 지난 US 오픈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던 그녀가 너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당시 세계랭킹 150위여서 본선 7경기까지 예선을 포함해 총 10경기를 치러야 했는데도 결승전에서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고 우승을 거머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시드도 받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한 게임씩 격파에 가장 낮은 곳에서 위까지 오른 모습을 보며 지금은 당장 별 게 없어도 조금씩 가치 있는 하루를 쌓아나가다 보면 나에게도 언젠가는 근사한 한 순간이 찾아올 거란 기대감을 심어줬다고나 할까. 
 
실제로 보니 자세가 너무 좋았다. 세계적인 선수를 두고 무슨 당연한 소리를 하나 싶겠으나 동호인 테니스를 몇 년간 쳐본 사람을 알 거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은 어느 정도 치지만 잘 치면서 멋진 폼을 갖긴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계속 듀스가 되고 초반엔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 라두카누는 1세트 중 중요한 게임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라두카누가 라두카누 했다... 이후 일정이 있어서 2세트 초반까지 보다가 나왔는데 왼쪽 허벅지에 부상을 입은 뒤 2세트를 내주고 3세트에 3연속 진 뒤 결국 기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상으로 인한 패배라니 더 안타까웠다. 
 
항상 취미로만 운동을 해오다보니 부상은 내게 먼 일 같았는데 조금 무리하다가 큰코 다칠뻔한 일을 몇 번 경험하며 절대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에서는 동작을 욕심내서 하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테니스에선 살짝 작은 신발을 신고 겁나게 뛰어다니다가 엄지발톱이 빠졌다. 주변 사람들에 비해 귀여운(?) 수준인데, 실제로 테니스를 치다 보면, 엘보, 어깨 ,허벅지 부상 등을 입는 경우를 자주 봤다. 정도에 따라 짧게는 몇주 길게는 1년 가까이 쉬기도 한다. 의지와 상관 없이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입는 부상도 있으나 아픈데도 계속 치거나 자신의 가동 범위보다 무리하면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나도 덜렁거리는 발톱을 피부과 가서 마저 뗄 때 "뭔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까지 했나"란 현타가 밀려왔다. 재밌자고 하는 건데 오래도록 잘 즐기기 위해선 부상에 유의하고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컨디션 관리가 참 중요한 게 몸이 어느 한 군데라도 불편하면 계속 신경이 쓰이고 멘털이 흔들려 경기 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상에서도 전날에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잠을 잘 못 자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일의 능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실 정신력도 결국 체력에서 기인하지 않겠나. 테니스든 인생이든 한 번 하고 끝나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 아닌가. 일희일비하며 단기적 성과에만 매몰돼 큰 것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 홍연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