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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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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열보초는 이제 그만!

2022-09-19 15:55

조회수 :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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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보초. 열이 나는 아이 옆을 밤 새 지키며 열이 더 오르지는 않는지, 해열제를 먹고 떨어졌는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일이다. 
 
나의 열보초의 역사는 약 5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큰 아이가 100일을 막 넘긴 무렵. 그날도 어김없이 밤중 수유를 위해 우는 아이를 들어올렸는데, 온도감이 남달랐다. 언제나 초록색 불빛만을 비추던 체온계는 그날 처음으로 빨간색이 떴다. 
 
어린 시절 조금만 고열이 올라도 열경기를 했었기에, 아이를 낳고난 후 엄마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 열이 나는 아기는 무조건 병원으로. 자정이 한참 넘은 시간, 남편을 깨워 집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면 소변검사, 피검사, 엑스레이 촬영을 기본으로 진행한다. 어린 아이들의 주요 발열 원인인 폐렴, 뇌수막염, 요로감염 등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손 댈 곳도 마땅치 않은 아이에게 주사바늘을 마구잡이고 들이대는 그 손길에 맘이 아팠지만, 잊을만하면 방문하는 응급실행에 약간은 무뎌지기도 했다. 
 
일련의 검사들이 끝나면 결과에 따라 응급실에서 열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한 후 귀가를 하거나 입원 수속을 밟는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응급실행 만큼이나 입원도 밥먹듯 했던 큰 아이는 날이 밝기 전에 집에 가는 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했다. 
 
사실 열이 나면 병원으로 달려가는 것이 가장 빠르고 맘이 편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는 이 역시도 쉽지 않아졌다. 지금은 신속항원검사와 대면진료를 하는 병원도 늘어났지만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일 때에는 열 나는 아이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를 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학병원 응급실도 우선은 격리 후 음성 결과를 확인해야만 진료가 가능했다. 유일한 대안은 집 근처의 어린이병원이었는데, 나 같은 환자가 몰려드니 예약은 커녕 현장 진료도 기본이 2시간씩 대기였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열이 날 때의 대처 방안은 훨씬 더 많이, 자주 공유됐다. 타이레놀이라 불리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제와 부루펜으로 대표되는 덱시부프로펜 계열의 해열제를 구분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초보 엄마들에게 열이 나는 아이는,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두렵다. 어린이병원의 지침에 따르면, 일단 열이 날 때는 해열제부터 먹인다. 타이레놀 계열을 우선 복용할 것을 권장하며,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부루펜 계열 해열제를 투여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어린이 전문 병원에서 제안하는 열이 날 때의 행동 수칙. 병원에 비치된 안내문을 직업정신에 가져왔다. (사진=김진양 기자)
 
만약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두 시간 후 부루펜 계열 해열제를 먹일 수 있다. 그 사이에는 미온수로 적신 수건으로 아이의 몸을 닦아주며 식혀주는 것이 좋다. 약국에 가면 캐릭터로 무장한 '해열패치'라는 것도 팔지만, 경험상 아이들이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 
 
해열제를 투여해 열을 떨어뜨리는 것 만큼 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에 띄게 기운이 없이 쳐져있거나 경련 증세를 보인다면 바로 병원으로 향해야 한다. 소변량도 꾸준히 체크를 해 탈수가 오지 않도록도 신경써야 한다. 
 
지난 밤에도 열보초로 잠을 설쳤다. 아침 일찍 방문한 소아과는 아이들로 넘쳐났다. 역시나 환절기인가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나길, 엄마 아빠들이 편히 잠들 수 있길, 오늘도 소박하게 바래본다.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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