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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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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에 휘청인 리츠…신규 진입자에겐 부담 없는 가격

고금리 대출 갈아타기로 이익훼손 불가피…충분히 하락해 추가 변동성 낮아

2022-07-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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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달 주식시장이 추락하는 동안 변동성 장세에 강하다는 리츠(REITs)들도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뉴스토마토>가 분석한 결과, 6월부터 지난주까지 대다수 상장리츠들의 주가는 코스피(-12.48%)보다 더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후반까지 밀려난 리츠가 대부분이었으며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무려 28%를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없고 오직 신한알파리츠와 NH프라임리츠만이 한 자릿수 하락률로 선방했다. 
 
리츠의 추락 배경엔 금리 상승이 있다. 리츠들은 주주들이 납입한 자본금에 대규모로 조달한 대출금을 더해 자산을 매입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익이 훼손돼 배당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현재 우리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리츠들의 선순위 대출은 시중금리에 비해 낮은 편이다. 대부분 1~4%대 고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대출 만기가 오는 2024년, 일부는 2025년에 돌아올 예정이다. 만기가 온다고 대출을 상환할 수는 없기에 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 그 사이에 금리 기조가 다시 하락 반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로 인해 리츠의 이익이 훼손될 경우 리츠에서 기대하는 배당금도 감액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한서부티엔디리츠, SK리츠 등 최근에 상장한 리츠들의 보호예수 해제기한이 맞물려 하락세를 키웠다. 
 
리츠의 약세는 한국에만 한정된 일이 아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리츠 주가는 17.8%나 추락했다. 2분기 하락률만 -14.9%에 달하는데 한 분기에 이만큼 하락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와 미국 디폴트 우려와 신용등급 강등 불안감이 팽배했던 2011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리츠는 금리 상승을 헤지할 수 있는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금리 상승은 경제 성장을 동반하기에 리츠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익 훼손을 임대료 인상 및 자산가치 상승분으로 커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가파른 금리 상승이 경제 회복에 따른 결과가 아니어서 엇박자가 생겼다. 안정적인 임차인 확보를 위해서는 임대료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리츠의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다만 리츠의 배당금이 일정수준 감소한다고 해도 주가가 많이 하락한 만큼 현 주가 수준에서 매수한다면 리츠 상장 초기에 기대했던 배당수익률은 얼추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는 결산월과 배당주기가 제각각이어서 과거 12개월 동안 지급한 배당금을 합산해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8일 종가 대비 배당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제이알글로벌리츠는 8.44%, 코람코에너지리츠는 8.1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표 참조> 이리츠코크렙, NH프라임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의 예상 배당수익률도 6%를 훌쩍 넘는다. 주가가 그만큼 많이 하락했다는 반증이다. 만약 이들이 지난해보다 배당금을 소폭 감액한다고 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산한알파리츠는 주가 하락률이 2.5%에 불과해 예상배당수익률이 5%를 넘지 않는다.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신한알파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츠 중에서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에 적합한 종목이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수많은 종류의 자산가격이 하락했으나, 지금보다 추가로 하락할 우려가 크지 않으면서 이만한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로 리츠보다 나은 것을 찾기도 어렵다. 보유자에겐 고난의 구간이지만 신규 진입자에게는 부담 없는 매수 타이밍인 셈이다.  
 
지난 6일 한국리츠협회 주최로 열린 ‘2022년 상장리츠 투자간담회’에서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최근 상장리츠들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리츠가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 기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유자산 가치 상승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도 리츠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리츠코크렙은 최대주주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을을 48%로 낮춰 위탁관리리츠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용인 백암물류센터를 편입했으며 이지스밸류리츠는 신용등급 A-를 획득, 조달비용 절감에 힘을 보탰다.  
 
2019년 7개에 불과했던 상장리츠는 지난 6월말 현재 20종목까지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도 대신글로벌리츠, KB스타갤럭시리츠, 로직스밸리신한리츠, 한화리츠 등이 상장을 타진할 예정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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