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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첫 순방 '참담'…"속도조절·균형없이 한쪽 진영에만 편승"

한중 관계 악화 불가피…"사드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중국 대응 있을 것"

2022-06-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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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외교 다자무대 데뷔전을 치른 윤석열 대통령이 1일 한국으로 귀국한다. 대통령실은 29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목표로 △가치규범 연대 △신흥 안보 협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꼽은 뒤 "세 가지 목표를 기대 이상으로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반면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서방과의 연대라는 단일 노선에만 집착하면서 중국과의 갈등만 부추겼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반도라는 특수 상황과 통상 여건을 무시, 국익이라는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던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나토 3분 연설에서 대북 강경 기조를 한층 강화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핵이 고도화될수록 안보 협력도 점점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9개월 만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핵·미사일이 고도화되고 국제 정세의 불안정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진행한 3분 연설에서는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보다 국제사회의 북한 비핵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연대와 공조를 촉구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7차 핵실험 및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 대응에 대해 "미국 전략자산(전개), 한미간 조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우선적 메뉴"라고 제시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새로운 형태의 대북 제재 방안과 관련해선 "북한 인물과 기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겠다는 플랜이 준비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정상회담 전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쓰이는 북한의 경화(hard currency)를 빼앗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해 추가 제재가 자금 압박에 초점이 맞춰질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지정제재 대상(SDN)에 포함하는 등의 방식으로 압박했다. 북한의 돈줄을 틀어쥐어 고사하겠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서방 군사동맹인 나토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도입하고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은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며 중국을 '도전'으로 명시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이라며 주적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대응 차원으로 출범한 군사동맹인 나토가 중국까지 위협으로 추가하면서 미중 패권 경쟁으로 시달리는 미국의 의도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이는 나토에 참석한 한국이 자연스럽게 반중·반러 기조에 동참한다는 시그널을 줬다. 
 
윤석열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한반도 신냉전 구도는 명확해졌다. 중국 및 러시아와의 통상관계도 암울해졌다. 산업계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도 거친 수위의 경고로 한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3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한국이 군사적으로 미국 중심의 나토를 아시아·태평양으로 전환시키는 군사 동맹화를 추진한다면 한중 간 상당한 마찰과 불협화음이 시작될 것"이라며 "사드 때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훨씬 더 강력한 중국의 대응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석열정부의 외교 노선 전환도 걱정만 부추겼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에 이어 서방 중심의 연대 기조를 이번 순방을 통해 분명히 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 전략은 사실상 폐기됐다.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국 주도의 경제 협력체이자 중국 견제 성격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하면서 반중 연대 동참을 본격화했다.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외교적 속도 조절이나 균형은 없고 한쪽 진영에 편승해 버렸다"며 "우려했던 것보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걱정했다. 김흥규 소장도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군사적으로도 신냉전의 체제로 들어갈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며 "이는 우리에게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일본이 집요하게 추진하던 군사 대국화도 노골화 됐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시사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두고 한반도 신냉전은 시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의 세일즈 외교도 기대 이하의 성적에 그쳤다. 대통령실은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속에 유럽 시장을 노렸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원전 수주와 방산 수출 등 계획했던 것들에서 단 하나도 결과를 얻지 못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세일즈 외교와 관련한 구체적 성과를 묻자 "이제 출발점에 선 단계"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지는 추가 질의에도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구체적인 어떤 결과물이 나올 것에 대한 기대는 이른 것 같다"고만 했다. 이에 김준형 전 원장은 "동맹국들이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가서 우리가 세일즈 이야기를 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이번 외교무대의 성격을 상기시킨 뒤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곳(나토)에 가서 우리 입지만 오히려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순탄치 않은 첫 해외 순방은 의전에서도 불거졌다. 나토 공식 홈페이지에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서 윤 대통령 혼자만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노룩 악수' 동영상까지 퍼지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정상 간의 밀도 있는 회담보다는 특별한 의제가 없는 상견례 차원의 연속 회동에만 치우치면서 빈손 순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이 순방길에서 "얼굴이나 익히고 간단한 현안들이나 서로 확인하고 다음에 다시 또 보자, 그런 정도 아니겠냐"던 언급대로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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