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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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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재명은 2선으로, 당권투쟁 아닌 정풍운동!

2022-06-02 03:20

조회수 : 3,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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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다. 예상했지만 현실은 더 비참했다. 2일 새벽 3시 기준 개표 현황을 감안하면 13 대 4다. 내심 기대했던 경기, 인천, 대전, 충남, 세종 모두 빨간색 물결이다. 이광재를 출격시켰던 강원 역시 당 지지도 격차를 뒤집기에는 버거웠다. 그나마 접전인 경기가 남은 희망을 모두 짊어졌다. 민주당으로서는 4년 전 전국 17곳 광역단체장 가운데 14곳을 휩쓸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에 마주하게 됐다. 오만의 대가다. 
 
더 무섭게 다가오는 건 민주당의 고립이다. 민주당은 다시 호남에 갇혔다. DJ 동진정책을 시작으로 노무현이 평생을 싸웠던 지역주의 벽에 굴복했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일찌감치 영남을 포기했다. 노무현, 문재인 두 PK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전국정당의 모습이 아니었다. 선거 때마다 외쳤던 낙동강 배수진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중앙당조차 외면하는데 밭을 탓할 수는 없다. 부산의 경우 김영춘 한 명이 정계은퇴를 선언하자 후보 마련에 전전긍긍하던 초라한 모습으로 표를 구걸했다. 그런 면에서 지역 뿌리부터 다졌던 제주의 승리는 남다르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21대 총선에서 예견됐다. 모두가 180석에 환호를 지를 때 영남은 단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PK가 신호를 냈지만 압승에 도취돼 무시했다. 이대로라면 다음 총선은 보나마나다. 쌓아 올리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단순한 PK 전선의 붕괴가 아닌 지역주의 회귀라는 측면에서 한국정치의 후퇴이자, 민주당이 저지른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더 큰 몰락도 다가온다. 비대위 퇴진과 이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8월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당길 것이 확실해 보인다. 측근들에 따르면 이재명은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독배를 든다'는 논리로 전당대회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 애초 보궐선거 출마는 원내 진입과 전대 도전을 위한 전초전이었다. 나홀로 생환했지만 당권 뜻을 접지는 않을 것 같다. 벌써부터 "이재명 외에 누가 있냐"고 따져 묻는다. 그렇게 박지현이 쏘아올린 86 퇴진은 이재명의 손에 넘겨졌다. 당의 주축인 86의 퇴장은 '이재명의 민주당'을 가속화한다. 이재명의 민주당! 3김조차 쓰지 못했던 교조주의적이며 비민주적인 용어가 그렇게 재등장한다.  
 
친문계도 일전을 준비 중이다. 전해철, 홍영표 등이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이들은 '이재명 책임론'으로 맞설 게 뻔하다. 명분 없는 인천 계양을 출마와 선거 막판 당을 혼란에 빠트렸던 김포공항 이전 등으로 이재명을 몰아붙일 게 확실하다. 이리 되면 '계파 싸움' 덫에 갇힐 수밖에 없다. 팬덤 간 장외투쟁도 극심해진다. 계파 싸움으로 신문과 방송이 도배되는 순간, 승자가 누구든 공멸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모진 회초리를 연이어 맞고도 정신 못 차린 민주당에게 국민이 더 이상 기대를 품을 수 있을까.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5월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때문에, 계파를 넘어선 '정풍운동'이 요구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민심의 냉혹한 매질에 마주해야 한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계파를 대표하는 주자들은 전당대회 출마를 접어야 한다. 권한을 가졌던 이들이 권한에 따른 책임을 지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 리더십의 부재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설한 속에서도 매화는 피어난다. 나 혼자 살겠다는 이기적 리더십은 없는 것만 못하다. 그것이 민주당이 입이 닳도록 말했던 '선당후사'다. 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이재명의 '책임'이다. 
 
덧붙이자면, 정풍운동의 시작은 노무현과의 작별이길 바란다. 김종민 말대로 노무현 덕만 보면서 노무현정신은 잊었던 민주당이다. 급할 때만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는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을, 노무현을 입에 꺼내들 자격이 없다. 김부겸이, 표창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것도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의 지긋지긋한 증오와 분열의 정치가 원인이었다. 기존 지역에 더해 세대, 계층, 성별 간 극심한 갈등은 민주당에게도 그 책임을 묻고 있다. '개딸' 정치도 막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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