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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국민의힘 불체포특권 포기 종용에 딜레마 빠진 이재명

국민의힘 국회법 개정까지 예고하며 연일 이재명 압박

2022-05-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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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계산전통시장에서 시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라고 종용하며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대선 당시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한 바 있는 이 위원장으로서는 이를 마냥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선택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양상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권선거 출마를 사실상 '방탄출마'로 규정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준석 당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당력을 집중해 이 위원장 방탄출마에 따른 불체포특권을 저지하겠다"며 "이 위원장 본인의 말처럼 대선에 졌으니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감옥에 갈 것 같다고 하는데, 내년에 또 보궐선거 치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전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보다 한 발 더 나가 불체포특권을 제한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국회의원 방탄특권 내려놓기, 민주당과 이 위원장은 적극 협조하라"며 "그간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요구될 때마다 '방탄 국회'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출마 의도를 비하하며 연일 그를 겨냥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연설을 위해 신발을 벗고 벤치로 올라선 이 위원장의 영상을 공유하고, "가는 길에 아이가 있으면 밀어내고, 벤치에 사람이 있으면 뜬금없이 올라가서 혼비백산하도록 만들고"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6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가짜뉴스와 흑색선전까지 동원한 '이재명 죽이기'에 올인하고 있다"며 "이 위원장은 현재 우리 당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국민의힘은 예의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위원장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후안무치한, 적반하장한 그게 국민의힘 본질인거 같다"고 맹비난했다.
 
겉으로는 강한 불만을 드러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 스스로 지난 대선 당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강조한 바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 위원장은 2월11일 대선 10대 공약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면서, 정치 영역에 '중대 범죄에 대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제시했다.
 
경찰이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2일 성남시청 5개 과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주장을 수용하거나 불체포특권 제한이 아닌 폐지, 수사 촉구로 되치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같은날 '오공시티 화천’(제주도 오등봉 개발사업, 여주 공흥지구 개발사업, 부산 엘시티, 대장동 화천대유 의혹) 특검을 주장하고, "반드시 (특검으로) 진상규명을 해서 정말로 먼지털듯 털어서 책임지게 하자. 저는 잘못한 게 없으니 완벽하게 자신있다"고 제안했다. 대장동 특검은 물론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루된 여러 의혹까지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이 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와 동시에 실제 검찰 수사 및 체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이재명 위원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 위원장 스스로 그런 상황이 안 와야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대장동 게이트 의혹 관련해 원주민들로부터 고발당한 데 이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 FC 관련 의혹 관련해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이 위원장의 '검사 사칭' 사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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