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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주 4일 근무제 언제오나

2022-04-20 08:26

조회수 : 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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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생활의 균형(워라밸)이라는 단어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중요하게 강조되는 단어로 꼽힙니다. MZ세대에 아슬아슬하게 걸치지 못한 저 역시도 직장을 고를 때 중요 요건으로 워라밸을 우선 고려합니다. 연봉이냐, 워라밸이냐를 두고선 양갈래로 나뉘지만 요즘 청년세대들은 연봉보다는 워라밸이 낫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최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1828명을 대상으로 ‘워라밸과 연봉 중 선호 조건’을 조사한 결과, 71.8%가 ‘연봉이 적어도 워라밸이 좋은 기업’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이 워라밸이 좋은 기업으로 들어가고 싶은 이유는 ‘취미활동 등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해서’(58.7%, 복수응답)가 1위로 지목됐습니다. 그외 2위와 3위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서’(46.5%), ‘업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아서’(45%)였습니다.
 
근무하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런 상황에서 최근 주 4일제 근무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소식은 반갑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여기어때, 카카오게임즈, 밀리의 서재, 에듀윌 등 주요 스타트업들이 주 4일제 도입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내 4대 기업중에선 SK그룹이 적극적으로 월 2회 주 4일제 근무를 채택하면서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미 주 4일제 근무는 지구촌 곳곳에서 도입이 시도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일본, 아이슬란드, 벨기에 등에선 주 4일제 법제화를 하는 절차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선 히타치제작소, 파나소닉홀딩스 등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했습니다. 독일 IT기업 아윈은 올해 급여와 복지 혜택 등을 줄이지 않고 주4일 근무제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매주 금요일 점심시간 전후로 퇴근하라고 권고한 것이 직원과 고객 모두의 만족으로 돌아오자 아예 제도로 정착시켰습니다.
 
한국은 대선 주자들의 주요 공약중 하나로 주 4일제가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주 4.5일제,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주 4일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주 4일제 도입에 대해서 국내에선 찬반 양론이 벌어지며 신중한 모습입니다. 일의 효율과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주 4일 근무를 환영하는 의견이 다수지만, 이를 시행하기에 앞서 역기능도 주목해야 합니다. 주 4일 근무를 반대하는 여론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부담이 큰 데다, 근로 환경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특히 임금 감소가 수반된다면 주 4일제 도입의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1953년 근로기준법이 처음 제정되면서 1일 8시간, 주 6일제, 연장근로까지 했던 당시를 떠올려보면 그때 주 6일 근무를 어떻게 해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과거세대들에게 존경심이 들기도 합니다. 당시엔 근로기준법에 노동시간이 정해져있단 사실조차 모르고 일하는 노동자도 많았던 시기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면서 분신했던 때이기도 합니다. 
 
주 4일제는 2000년 김대중 정부때부터 본격 도입됐습니다. 당시에도 재계를 중심으로 경영 타격을 우려하며 팽팽한 의견차가 벌어졌습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주 5일로 정착되면서 '놀토'는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여진 상황입니다. 
 
우려와 달리 오히려 가계 소비가 늘었고, 경제 시스템에 큰 타격은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 4일 도입이 모두에게 적용되기에는 검토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에 대한 주 4일 보장 대책, 임금 대책까지 모두 반영해 궁극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근로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각도 검토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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