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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TV로 NFT 거래까지…삼성·LG, 블록체인 사업 가속

스마트TV 전용 NFT 플랫폼 개발…대규모 투자도

2022-04-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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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TV 등 가전을 매개체로 삼아 블록체인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 자산의 꽃'이라 불리는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에서 투자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NFT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NFT는 블록체인 암호화 기술로 자산의 고유성과 소유권을 온라인에서 인증해 주는 증서다. 디지털 예술작품, 음악, 사진 등이 모두 NFT로 발행 가능하다. NFT는 가상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이란 가치를 부여하고, 표식을 통해 원본 여부, 거래 기록,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증명할 수 있어 미래 세대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삼성넥스트)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표적인 큐레이션형 NFT 거래소 니프티게이트웨이와 협력해 스마트TV 전용 NFT 플랫폼을 만든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2022년형 QLED와 네오QLED 등 고급형 TV에서 NFT 예술품과 수집품을 탐색하고 거래하는 NFT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 
 
또 니프티게이트웨이는 삼성전자의 '더프레임'과 '마이크로LED' 모델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삼성전자에 공급할 방침이다. 스마트TV에서 구매한 NFT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이용자에게 수탁(커스터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규모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는 올해 초 NFT 플랫폼 메타플렉스에 이어 이달 초 밈 NFT 플랫폼 댕크뱅크(Dank Bank)에 투자를 단행했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십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넥스트는 지난해 7월 미국 NFT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 니프티스에도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에 NFT 기반의 콘텐츠를 접목해 시너지 극대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NFT 플랫폼을 시연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신규 플랫폼은 삼성 스마트TV의 스마트허브에 앱이 추가되는 형태다. '더 프레임'과 '마이크로 LED TV', '네오QLED TV' 등 올해 출시되는 프리미엄 TV 라인업 제품에 탑재된다. 이 기술은 올해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LG전자 모델들이 LG 올레드 TV로 원화를 NFT화 한 디지털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최근 스마트폰 사업과 태양광 사업을 정리한 LG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꼽고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전환의 닻을 올렸다는 평가다.
 
LG전자의 블록체인 사업은 꾸준히 준비돼 왔다. 지난 2020년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아이랩(iLab)을 신설했다. 이 곳에서 블록체인과 NFT 사업을 개발 중이다. 
 
올해 초에는 NFT TV 도입 계획을 밝혔으며, 카카오(035720)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와 협업해 NFT 작품 감상 서비스도 출시했다. 최근에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063170)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와 NFT 예술 작품 콘텐츠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자체 NFT 거래 시장 알타바 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언머테리얼리티(Unmatereality)에 11억원을 투자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몇 년간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OLED TV가 예술과 미술품에 최적화돼 있다고 판단해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며 "LG전자와 아티스트 간의 관계도 많이 진전돼 있어 NFT의 TV 탑재 계획은 분명하다"고 확언하기도 했다.
 
NFT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에 따르면 NFT 시장 규모는 2019년 240만달러(약 29억4000만원)에서 올해 350억달러(약 42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2025년에는 800억달러(약 98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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