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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영상)K팝 공연한다지만…인수위도 모르는 청와대 환원가치

청와대 환원 효과, 보고서 마다 차이…1조원 수준까지 널뛰어

2022-04-0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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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에서 바로본 청와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뒤 청와대를 국민들에게 개방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를 K팝 공연 등 문화행사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연구원 마다 내놓은 청와대 환원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큰 폭으로 널뛰고 있는데도 인수위는 환원가치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1일 인수위에 따르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청와대를 다양한 문화행사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에서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 청와대 야외 공간을 공연·전시·체육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핵심인데 K팝, 전통음악 등 공연 등까지 열 수 있도록 하는 안까지 포함돼있다.
 
이 같은 계획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8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에 보고한 청와대 경내 활용 방안과도 맞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청와대를 거쳐 간 전직 대통령들이 겪은 일들을 담아낸 체험관과 한글을 테마로 한 역사문화 공간을 청와대 안팎에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인수위는 청와대 내외부에 있는 주요 시설물을 온전하게 보존하면서 국민에게 완전히 개방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청와대 이전 TF에서 그런(K팝 공연 등 활용) 논의가 있다고 한다”면서 “(K팝 공연 등 활용은)계획에 포함돼 있으니까 여러 안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청와대 개방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다. 최근 민간을 비롯한 각종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추정되는 가치가 공개되고 있으나 당선인 측에서 분석한 자료는 따로 나오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3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와대를 전면 개방했을 경우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1670만8000명, 관광수입은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청계천 연간 방문객 1740만4000명에서 기존 청와대 연간 방문 인원 69만6000명을 제외한 순증 인원만으로 계산했다는 게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명이다. 또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국민들의 제도적 신뢰가 증대해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이 촉진됨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2020년 GDP 기준으로 1조2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28일 문화체육관광부도 산하 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분석한 경제적 유발 효과 결과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에 보고한 바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청와대 개방을 통한 인근 상권 활성화로 연간 149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65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이 유입되는 효과는 제외됐다.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인근에 '청와대 국방부 이전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시스)
 
인수위는 이와 같은 보고서의 결과들을 근거로 내세우며 청와대 개방이 국민들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개방 시)국민에게 경제적으로 환원되는 이익이 2000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상당한 부가가치가 국민들께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여러 단계를 통해서 자료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 주변)정릉에서부터 군사보호구역을 이유로 국민들의 삶에 있어서의 통제가 가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규제가 풀어짐과 동시에 경복궁, 청와대 그리고 북악산까지 등산로, 청와대 본관부터 시작해 대정원, 상춘재와 녹지원까지 국민 여러분들께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와대 환원가치를 두고 연구기관마다 내놓은 경제적 유발 효과가 1조원 이상의 큰 폭의 차이가 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이에 청와대 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후보시절 공약이었던 만큼 인수위 차원에서 환원가치에 대해 분석하고 직접 발표해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인수위측은 청와대 환원에 대한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기존 발표만을 인용하고 있을 뿐 자신들이 추정한 효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공약을 다듬으면서 책임있게, 국민들께 전해 드리는 게 중요하지 숫자로 먼저 말씀드리는 건 신중하지 않은 것 같다”며 “차분차분 이 부분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나오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선거 및 사회현안 3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8.1%가 ‘반대’ 의견을 냈다. ‘찬성’ 비율은 33.1%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 응답은 8.7%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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