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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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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자꾸 그렇게 거짓말 하면 다 공개한다" 경고

"이창용 한은 총재 지명, 당선인 측이 원한 인사…당황스럽다"

2022-03-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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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3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국장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청와대는 2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지명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반발에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창용 후보자 지명은 윤 당선인 측에서)원하는 대로 해주면 선물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계기가 되어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이 이 후보자 지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로 지명했는데 윤 당선인 측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론에 많이 나오길래 두 사람을 물어봤다"며 "둘 중 누구냐고 했더니 '이창용'이라고 해서 이창용(후보자를) (지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의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 총재 인사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협의나 추천이 없었다며 "동의할 수 없는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이창용씨 어떠냐고 해서 '좋은 사람 같다'고 그랬다. 그게 끝이다. 그걸 가지고 당선인 측 얘길 들었다는 게 납득이 가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추천하는 상호 간 협의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행 총재 지명)발표 10분 전에 (청와대에서)전화 와서 발표하겠다고 하길래 웃었다"며 "무슨 소리냐. 일방적으로 발표하시려면 그건 마음이니까 마음대로 하시라. 저희는 그런 분 추천하고 동의한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의 이 후보자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자들에게 "한국은행 총재 인사 관련,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장 실장은 협의 과정에서 이창용 후보자의 인사검증 여부를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당선인 쪽에서도 이창용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고 확인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발표한다고 했더니 본인(윤 당선인 측)은 합의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했고, 사람이 바뀌었다, 다른 사람 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며 "또 하나는 패키지로 해야지 왜 이것만 하냐, 세 가지가 섞여서 뭐가 진심인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당선인 측과)진실공방 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자꾸 그렇게(윤 당선인 측에서)거짓말을 하면 저도 다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인사 원칙은 우리 대통령 재임 중 한다, 내용은 당선인 측과 충분히 협의한다가 원칙"이라며 "인사도 저희가 우리 대통령 임기 중에 인사권 행사한다는 데 사인한다는 것이지 우리 사람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와대는 이와 함께 윤 당선인 측에 특별한 조건 없이 조속히 회동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관계자는 "역대로 대통령 만날 떄 이렇게 조건 걸고 만난 적 없지 않은가. 전례가 없다"며 "참모로서 잘못한 것 아닌가. 두 분이 빨리 만나는게 좋은 것 같다"고 바랐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여부와 관련해 "조건없이 만나자고 하면서도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하는 건 공개적으로 청와대에서 반대했다"며 "만나지 않겠다는 뜻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두 분이 만나서 얼굴을 붉히고 나오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진다"며 "참 안타깝고 청와대가 왜 이렇게 진정성 있게 얘기를 안하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측 주장이 계속해서 엇갈리면서 신구 권력 충돌도 이어지는 모양새다. 앞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단독 오찬 회동을 예정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여부와 한국은행 총재와 감사위원 등 인사권을 놓고 이견을 보인 끝에 만남이 결렬됐다. 여기에다 최근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청와대가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제동을 거는 등 정권 교체기에 신구 권력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으로 비화됐다. 현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두 사람의 회동 재개를 위한 의제 조율 중이지만 합의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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