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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우크라 전쟁' 세계경제 판 변곡점…"해외의존 한국, 최악 대비해야"

OECD, 세계 GDP 1%p 하락·물가 2.5%p 상승 전망

2022-03-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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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비무장화·비나치화' 등을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지구촌의 정치·경제의 판이 바뀌는 변곡점으로 작용하는 등 지구촌 분열은 해외 의존형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동아시아 블록의 움직임도 글로벌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경제 구조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는 산업연구원이 22일 진행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전망과 영향' 세미나를 통해 "한국처럼 해외 의존 및 무역이 높은 국가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한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물가상승률은 2.5%포인트 상승을 예측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는 러시아 첨단기술 분야, 군수산업 분야 등 러시아 강국화 방지·경제규모 확대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대러 제재를 이어왔다. 지난 11일에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달러 지폐의 수출, 판매 및 공급을 금지 조치 등을 단행했다. 
 
하지만 한 달여 넘게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의 세계적 규모의 원자재 공급원 등 산업 전반에 대한 제재로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면적인 무역 중단 주장까지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의 경우도 티타늄, 알루미늄, 구리, 니켈, 팔라듐, 철광석뿐 아니라 러시아 화석 연료(석탄, 석유 및 가스) 공급 거래도 단절 할 수 있다.
 
러시아도 서방의 조치에 맞대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 등 비우호국에 대해서는 △식품 금수 조치 △식품 및 의약품을 포함한 상품 수입 제한  △수입 대체 개발  △러시아의 로켓 엔진 및 희소 금속 수출 중단 △비우호 국가 기업과의 협력 종료 △기업 정보(재무제표, 수혜자, 이사회 구성원, 주요 거래 등) 비공개 △러시아를 떠난 외국 기업 자산관리 등의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총수출에서 대비 러시아 수출 비중은 1.5%, 국내 금융회사의 대러 익스포져도 전체의 0.4%에 불과하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율·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42.3원)보다 0.5원 오른 1242.8원에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1240원대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7.42달러(7.1%) 오른 배럴당 112.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약 2주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전거래일 대비 7.69달러(7.1%) 오른 배럴당 115.62달러를 기록했다.
 
김석환 교수는 "단순히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가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규모나 GDP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전략적 의미를 갖는 상품 및 핵심 금속 자원, 인력 등이 심각한 교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 수입, 농축수산물 등 다방면의 교역 악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장기적으로는 대규모의 새로운 지역 경제(블록)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동아시아 블록의 움직임도 글로벌 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김바우 산업연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와의 교역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희귀가스 수입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러 교역에서는 에너지 광물 수출 감소에 기인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국내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서방의 패권경쟁은 사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학기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도 러시아와 중국 대 미국과 EU 등 서방 국가 간 패권 경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세계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러시아는 수입대체와 러시아 국내 산업 구조조정 정책 가속화가 예상되는 만큼 경제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의 경제정책 방향에 맞는 대응책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부내 대내외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현장애로 및 긴급대응, 인플레이션 및 생활물가 안정, 원자재 포함 공급망 리스크 대응, 외환·환율·신용평가 등 국제금융 리스크 등을 종합 점검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당장 추가적 조치가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해서는 경제 중대본 등을 통해 관계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신속히 대응·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석환 한국외국어대학교 초빙교수는 산업연구원이 22일 진행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전망과 영향' 세미나를 통해 "한국처럼 해외 의존 및 무역이 높은 국가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러시아 공격에 불타는 우크라이나 체르니히우의 유류저장고와 공업지역 모습. (사진=AP·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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