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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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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재건축 잇단 수주…'승자의 저주' 우려도

광주 붕괴 사고 후…안양 관양현대아파트·서울 월계 동신아파트까지 수주

2022-02-28 16:00

조회수 : 7,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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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월계 동신아파트 단지 내 걸린 시공지선정 관련 현수막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붕괴 사고 이후 시장 퇴출 분위기에도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서울 월계동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수주를 위해 추가 혜택 등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열린 서울 월계동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887명 중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739명의 표를 얻어 코오롱글로벌을 제치고 92.4%의 지지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총 14개동 1070세대로 탈바꿈한다. 총사업비는 2826억원 규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특히 이달 초 열린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총회에서도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광주 붕괴 사고 이후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에 이어 서울 월계동 동신아파트 재건축 사업까지 수주하면서 업계에서는 일단 HDC현대산업개발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전히 광주를 중심으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시장 퇴출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 컨소시엄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광주 붕괴 사고 이후 열린 조합 투표에서 조합원들이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고 공사를 추진하자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 사업을 잇따라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광주 사고 이후 수주에 더욱 사활을 걸면서 파격 혜택을 추가로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높다.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수주에서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통한 2조원 조달, 사업추진비 가구당 70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고, 월계동 동신아파트 수주에서는 사업촉진비 4500억원 지원, 미분양시 미분양 아파트와 상가로 받는 ‘대물변제’ 100%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붕괴 사고 직후 수주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신다면 시장 퇴출 분위기가 기정 사실로 굳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사활을 것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 어떤 파격 조건을 제시하더라고 사고 직후 초기에는 수주를 통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을 것이다. 파격 혜택에 따른 문제는 그 이후에 생각하기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로 인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먼저 이미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조합에서는 이들 단지와 비슷한 조건으로 다시 시공 계약을 맺으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6년과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은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4월 조합원 정기 총회를 열고 시공사 도급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한다.
 
아울러 앞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주에 나선 조합에서도 이들 단지와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라는 요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월계동 동신아파트에 이어 인근 지역인 월계동 미미삼(미륭·미성·삼호) 아파트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인근 지역을 아이파크 타운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2개 단지 수주를 위해 제시한 금융 혜택 등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여기저기 비슷한 혜택을 요구하는 의견들이 빗발칠 경우 현대산업개발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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