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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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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배신하지 않는다"…아파트에서 토지로 돈 몰린다

작년 전국 토지 거래액 110조509억·거래 30만건 돌파…역대 최대

2022-02-23 16:00

조회수 : 7,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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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지역 토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아파트 등 주택시장에 이어 토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땅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파트 등 주택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토지시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아파트 등 주택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주택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순수토지 거래량은 124만8084건(필지)으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고 수치다. 이는 신고일자 기준으로 지분 거래와 매매, 증여, 교환, 판결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다. 전국 순수토지 거래량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순수토지 거래량은 31만7838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30만건을 넘었고,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경기도 순수토지 거래량은 전체 거래량 중 25.5%를 차지했다. 이밖에 충남(13만8999건), 전남(13만5407건), 전북(9만646건), 충북(7만5644건) 등이 뒤를 잇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순수토지 거래는 보통 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순수토지 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지난해 개발 이슈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가 지난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지역 균등 발전 등 개발 계획을 많이 발표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 금액도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토지·건물 빅데이터 플랫폼 ‘밸류맵’이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계약된 전국 토지 거래액(지분 거래 제외)은 110조5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80조8235억원을 기록한 전년과 비교해 36.2% 급증한 수치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었다.
 
올해도 토지시장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국적으로 풀리는 토지보상금 32조원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중 토지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는 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미 가격이 급등한 주택보다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평가된다.
 
토지 시장 과열로 인해 정부의 규제 정책도 발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토지 시장 과열을 막아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먼저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취득할 경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된다. 수도권·광역시·세종시는 기획부동산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분거래는 금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하고, 지분거래가 아니면 1억원 이상의 토지를 취득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외 기타지역은 6억원 이상이다. 이는 편법 증여와 대출금 용도 외 활동 등 투기적 자금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토지의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토지거래 허가 대상 면적기준도 조정된다. 그동안 허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거래 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법령 상 명시된 용도지역별 토지거래허가 기준 면적을 조정하는 것이다. 도시 내 주거지역은 현행 180㎡에서 60㎡로, 상업지역은 200㎡에서 150㎡로, 공업지역은 660㎡에서 150㎡로 조정된다.
 
이 기준은 10∼300% 범위에서 지자체장 등이 따로 정해 공고할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대부분이 비율이 10%다. 이에 따라 서울 주거지역은 6㎡, 상업지역과 공업지역은 15㎡만 넘어도 허가 대상이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지 보상금을 받으면 그 주변 토지를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토지 보상금이 많으면 인근 토지 가격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라며 "아파트 등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장기 투자 관점에서 토지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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