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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고소작업대' 172명 사망…"메뉴얼만 지켰어도"

차량탑재형 '안전수칙 미준수'로 79명 추락사

2022-01-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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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 2년 전 충남 아산 A사 신축공사 현장에서 B씨(48세, 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현장 외부에 설치된 차량탑재형 고소작업대에 탑승한 후 추락사했다. 지상 2층 유리 주위 코킹작업 중 몸의 중심을 잃고 떨어진 것이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안전난간을 임의로 제거한 것이 원인이었다.
 
# 근로자 C씨(41세, 남)도 2020년 9월 경북 D창고 설치공사 중 고소작업대(시저형)에서 끼임 사고를 당했다. 창고 벽체 판넬을 설치하던 중 고소작업대가 갑자기 상승하는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고소자업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도록 하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임의로 해체한 채, 작업한 것이 참사를 낳았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탑승하는 '고소작업대'의 추락·끼임 사망 사고가 9년간 1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의 상당수가 안전난간 해체 등 안전수칙 미준수로 사망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9년간 안전수칙 미준수 등으로 172명이 사망했다고 17일 밝혔다. 고소작업대는 높은 장소에서 작업 시 근로자가 작업대 안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장비로 주로 건설업에서 이용되는 가운데, 근로자가 떨어지거나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사망사고는 건물 외벽공사 등에서 사용하는 차량탑재형 고소작업대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난간을 임의 해체하거나 안전대 미착용 등 안전수칙 미준수로 약 77.5%(79명)가 사망했다.
 
실내에서 사용하는 시저형 고소작업대는 끼이는 사고가 많았다. 과상승방지장치 설치가 미흡하거나, 미설치 등으로 인해 약 50.0%(30명)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위험 기계로 인한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고소작업대 안전관리 매뉴얼'을 제작·배포한다.
 
매뉴얼을 보면,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소작업대 작업 시작 전 관리자, 작업자 등 각 주체는 작업 방법 등을 확인해야한다.
 
관리자는 안전난간, 과상승방지장치 등 상태, 보호구 착용 여부, 작업장소 지반 상태, 유도자 배치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 작성된 계획서의 내용을 작업자, 유도자 등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작업대 탑승자는 작업 전 작업 방법을 이해하고, 안전난간, 안전장치 상태 확인 및 안전대 등 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유도자는 고소작업대와 접촉 거리 유지, 작업 방법에 따른 차량 유도 및 관계 근로자가 아닌 사람의 출입을 통제해야 한다.
 
이번 매뉴얼은 사망사고 현황과 다양한 사례, 원인 등을 바탕으로 관리자 등 각 주체가 핵심 위험요인을 확인할 수 있는 점검 방법과 계획·준비·작업 단계별 필수 점검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업장에서 점검이 곤란했던 고소작업대의 과부하방지장치, 자동안전장치 등 안전장치 점검 방안이 포함됐다.
 
고용부는 고소작업대 대여 관계에서 안전한 사용 방법과 과상승방지장치 설치기준을 의무화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권기섭 고용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고소작업대는 안전난간 해체금지, 과상승방지장치 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만으로 효과적인 사망사고 예방이 가능하다"며 "고소작업대 작업 현장에서는 안전에 관한 미세한 관심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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