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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정제마진에 울고 웃는 정유사

2022-01-11 17:27

조회수 : 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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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이 고공행진중인 정제마진과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정유사 특성상 두바이유 의존도가 높아 원유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내 정유 4사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첫해인 지난 2020년 석유 수요 실종과 정제마진 추락으로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낸 바 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첫째주 배럴당 6.34달러로 지난달 마지막 주 배럴당 6.6달러에 이어 6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달러 수준에 비하면 1년 만에 4배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같은 정제마진 상승은 미국, 중국 등 정제설비 감축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미국의 정제설비 규모는 2020년 말 대비 5%나 감소했으나 대규모 증설 계획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입니다.
 
중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해부터 '탄소 중립'을 강조하며 정유설비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1분기 소규모 민영 정유사의 석유수입 물량을 전년 동기 대비 11% 축소한다고 발표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석화업체인 헝리석화와 저장석화의 정유설비 가동률이 작년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이라는 점에서 국내 정유사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에쓰오일(S-Oil)의 석유화학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국내 정유4사의 원유정제설비(CDU) 평균 가동률은 76.2%로 전년 동기 대비 4.4%p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7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가동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 반전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인 80% 달성을 눈앞에 둔 셈입니다.
  
이같은 호조에도 위험요인은 존재합니다. 핵심은 두바이유 가격입니다. 국내 정유사들의 플랜트(생산시설)는 두바이유에 특화돼왔습니다. 그간 중동산 원유를 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꽁꽁 싸맸던 미국의 석유(WTI유) 수출은 2015년부터 재개됐으며 북해산 브랜트유는 유럽 국가들 위주로 사용돼왔습니다. 따라서 국내 정유사들의 두바이유 수입의존도는 지금까지도 70%에 달합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76.47달러에서 지난 7일 80.5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2주 만에 4달러가 넘게 오른 셈입니다. 두바이유 가격의 상승폭은 정유사들의 수익에 그대로 '마이너스'로 작용합니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유 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2달러 오르면 정제마진이 2달러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결국 원유 가격 유지가 올해 정유사의 실적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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