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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전 직장 동료 살해’ 40대, 1심서 징역 40년(종합)

"반인륜적 범죄…어떤 이유로든 합리화·용납 안 돼"

2021-12-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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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자신이 어려울 때 도와줬던 옛 직장 동료의 재산을 탐해 그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이 징역 4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문병찬)는 15일 오후 강도 살인,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고 대체 불가한 사람의 존귀한 생명을 수단 삼는 강도 살인은 반인륜적 범죄로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면서 “피고인은 오랜 기간 증권사를 다니다 퇴사해 개인투자자로서의 새로운 꿈을 꾸며 사무실을 마련한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극심한 공포와 정신적 고통을 느끼면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범행을 이해하지도 못할 정도로 어린 피해자의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정신적 고통과 상처는 쉽게 집작할 수도 없다”고 했다.
 
또 “피고인이 성장해온 과정이나 가족 진술 등을 고려하면 타인의 생명을 박탈하는데 정당화할 수 있거나 누구라도 인정할만한 특별하고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내려달라는 검찰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달 검찰은 A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증권사 입사 동기였던 B씨의 금품을 빼앗기 위해 지난 7월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를 살해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경산 창고 인근 정화조에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범행을 저지르고 B씨 휴대전화로 B씨 부인에게 “횡령 혐의로 조사받게 돼 숨어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범죄 사실을 숨기려 한 혐의도 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사업 실패로 4억5000만원의 빚을 지고 채무변제에 대한 압박을 받던 중 오랫동안 연락해온 B씨가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알게됐다. 이후 B씨에게서 돈을 빌리려 했으나 거절당하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법정에서 공판을 지켜본 B씨의 유족들은 재판부가 징역 40년형을 선고하자 눈물을 쏟아냈다.
 
전 직장동료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가 지난 7월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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