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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세영

[IB토마토]해태제과식품, 반복되는 성장 우려…경쟁력 입증 또 시험대

3분기 별도 순손실…상반기 화재로 인한 영업외비용

2021-12-1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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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12월 13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해태제과식품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적자 늪 빙과사업을 떼어내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듯했던 해태제과식품(101530)이 순손실을 내며 본업 경쟁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 매출 대부분이 내수 위주인 데다, 원조 냉동식품 경쟁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만큼, 내실화에 이어 미래 경쟁력 측면에서도 양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식품은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1269억원, 영업이익 43억원, 순손실 1728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 84억원, 당기순이익 55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뒷걸음질한 수치다. 빙과사업 분리 후 발생한 첫 손실이기도 하다. 별도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영업외비용인 기타비용, 그중에서도 잡손실이 33억원으로 전년 동기(2억7000만원) 보다 대폭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 따져봐도 총 1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원에 비해 328% 늘어났다.
 
이와 관련 해태제과는 해당 손실이 상반기 화재 건으로 인한 일시적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3월 해태제과 천안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장 10개 동 중에서 1개 동 1만1000㎡(3327평)와 제과 완제품, 일부 기계설비 등이 소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해태제과식품은 천안공장 화재로 2020년 생산중단분야의 1개월 매출액인 약 48억원이 매출 손실 예상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해태제과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올해 상반기에 천안공장 화재 사고가 있었는데, 복구 비용이 영업외비용으로 산정해 들어가 있다”라면서 “보험금이 지급되면 이 부분은 회수비용이라 일시적 손실이라 본다”라고 설명했다.
 
해태제과식품은 롯데제과(280360), 오리온(271560), 크라운제과(264900)와 4강 체제를 구축하는 국내대표 제과 기업으로 꼽힌다. 크라운해태홀딩스 지주사 체재 하에 크라운과 함께 제과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빙그레에 빙과사업을 매각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해태제과 빙과사업 영업손익은 2016년 (-)157억원→ (-)160억원→ 2018년 (-)106억원, 2019년에도 영업손실은 133억원에 달했다. 수년간 줄곧 적자로 해태제과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주범으로 통했다. 해태제과가 아이스크림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빙과사업 매각과 함께 수익성을 나태는 지표인 EBITDA/매출액은 2019년(빙과 포함) 8.8%에서 지난해 14.3%까지 올라갔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19년 210%에서 이듬해 136%까지 떨어지는 등 재무안정성 지표도 빠르게 개선됐다.
 
다만 해태제과식품이 혹독한 다이어트에 성공했음에도 업계에서는 아직 이들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이유는 바로 ‘성장 여력’으로 본업 경쟁력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 11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발표한 식품 상장기업 63개 브랜드평판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오리온은 3위, 롯데제과 17위 해태제과식품 50위에 그친다. 이는 같은 지주사 내 크라운제과(27위)보다도 낮은 수치다.
 
실제 빙과사업을 떼놓고 봐도 해태제과식품 매출은 2017년부터 하락세를 타면서 업황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흘러나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빙과사업을 제외하고 2017년 6256억원에 달했던 해태제과식품 매출은 2018년 5574억원, 2019년에는 5393억원까지 떨어졌다. 물론 지난해에는 5639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팬데믹 영향이 존재했던 만큼 이를 완벽한 추세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짙다.
 
해태제과의 성장성과 관련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문제는 ‘해외실적’이다. 해태제과 매출은 제품과 상품군으로 나뉜다. 제품은 오예스, 허니버터칩 등 일반적인 스낵류가 대부분이고 상품에는 고향만두 등 냉동식품이 포함된다. 3분기 기준 제품매출과 상품매출은 8:2 수준이다.
 
 
  
실적에 절대적인 역할을 차지하는 제품매출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지난해 3%→올해 3분기 (누적) 3%에 그친다. 같은 기간 만두 등을 포함하는 상품매출의 수출 비중인 11%→14%→18%와 비교해 한참 떨어지는 수치다.
 
이는 국내 동종 제과업체들 수출 실적과 비교해도 유독 낮다는 평가다. 매출만 2조원 이상을 올리는 롯데제과는 약 30%, 오리온은 무려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수익이 나온다. 상위 두 업체를 제외하고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삼양식품(스낵)의 경우 제품 스낵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18년 4%→12%→14%에 달하는 등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로 꼽힌다. 농심의 스낵부문 역시 수출 매출 비중은 2019년 4%→지난해 4.6%→올해 3분기 5%다. 심지어 지주사 내 동생 격인 크라운제과와 비교해도 수출 비중이 낮은 편이다. 크라운제과(스낵, 제품) 수출 비중은 2019년 5.4%→2020년 5.7%, 올해 3분기에는 6.4%까지 늘어났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활로를 뚫고 있는 가운데. 해태제과 스낵부문은 내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출처/해태제과식품
 
냉동식품 경쟁력 확대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해태제과는 냉동식품 라인업은 만두 단일 품목에만 의존하는 구조다. 설상가상 유일한 매출처인 만두마저도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다. 닐슨코리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만두시장은 약 5500억원 규모다. 시장점유율을 따져보면 CJ제일제당 비비고가 45%, 풀무원 15%, 해태제과는 12%를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원조’ 사업자 임에도 후발주자에 밀려 3위까지 점유율이 내려앉은 것. 앞서 해태제과식품은 1987년 ‘고향만두’를 출시하며 국내 만두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3년 비비고가 출범하면서 1년 만에 만두시장 1위 자리를 내어줬다. 만두 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만두피와 속재료 식감을 차별화하는 동안 해태제과는 트렌드에 빠르게 따라지 못한 게 패착 요인으로 꼽힌다.
 
해태제과식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력인 교자 등 신제품 출시로 고향만두 브랜드를 강화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프리미엄 만두 라인업으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커머스 판매 채널 다각화를 통해 성장을 이어 가겠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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