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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업계 1위 서울우유 왜 이러나…잇딴 논란에 여론 악화

영상 광고, '여성 젖소 비유' 지적에 삭제…서울우유 "진심으로 사과"

2021-12-09 15:50

조회수 : 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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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우유가 유튜브에 공개했다가 여성 젖소 비유 논란으로 삭제한 광고 영상 일부 장면. 사진/서울우유 광고영상 캡처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유업계 1위 서울우유가 유해 화학물질 유출 은폐의도 논란에 이어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광고를 공개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과거 한 차례 여성 누드모델로 성적 대상화 논란을 일으킨 전례가 있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자사 공식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52초 짜리 광고 영상을 삭제했다. 여성을 젖소에 비유하고 남성이 이들을 몰래 촬영하는 모습까지 담고 있다며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 광고 영상에 따르면 탐험가 복장을 입은 한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숲속을 걷는 모습이 등장한다. 이후 흰 옷을 입은 여성들이 개울물로 세수하거나 나뭇잎에 맺힌 이슬을 마시고 풀밭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남성이 카메라로 이들을 조심스럽게 촬영하다 나뭇가지를 밟는다. 소리에 놀란 한 여성이 소개를 돌리자 풀밭에 있던 여성들이 젖소로 모두 바뀐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 게시물에는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것이라는 등 문제를 지적한 댓글들이 수천 개 이상 달렸다. 광고 영상을 삭제했음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서울우유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여성을 젖소로 비유한 광고를 공개해 논란을 일으킨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사과문.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는 사과문을 통해 “우유 광고 영상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앞으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검토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성적 대상화는 서울우유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앞서 서울우유는 2003년 요거트 신제품 홍보를 위해 여성 누드모델을 출연시켜 남성 관객들이 여성 알몸에 요거트를 바르는 퍼포먼스를 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서울우유의 마케팅 팀장에게 공연음란죄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생한 서울우유 양주공장 유해 화학물질 유출 은폐 의도 논란까지 겹쳐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해 화학물질 유출 은폐 정황을 두고 환경부가 사정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실제 고발이 이뤄질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우유 양주공장 철거 작업 과정에서 유해한 화학물질이 유출돼 근로자가 화상 등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양주공장은 지난 4월 폐쇄된 공장으로 서울우유는 기계 설비 자산 매각으로 인해 업체를 통해 철거를 진행 중이었다.
 
일반적으로 화학 사고가 발생하면 소방서나 지방환경청에 즉시 신고해야하는데 서울우유는 한 달 넘게 유관기관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특히 철거업체가 먼저 지방 환경청에 사고 발생을 알린 후 서울우유가 신고를 하면서 사고 은폐 의혹이 일었다.
 
서울우유 측은 은폐 의도는 전혀 없고 단지 철거업체를 통해 사고에 대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받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사고와 관련해 적합한 처리를 하려면 정보가 있어야하는데 철거 업체를 통한 사고경위 파악이 늦어지면서 결과적으로 신고가 늦어지게 됐다”면서 “철거 업체에게 사고와 관련한 여러 정보를 요청했는데도 현재까지도 재해정보 사진 몇 장 외에는 더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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