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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편법 압색 논란' 김진욱·한동수…법조계 "범죄 의율 힘들 것"

시민단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 수사 의뢰

2021-1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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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대검찰청 감찰부가 압수한 대검 전·현직 대변인의 공용 휴대전화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편법으로 확보하려 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범죄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는 김진욱 공수처장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검 감찰부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압수한 지 7일 만에 공수처가 대검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가져간 점, 손준성 검사가 사용했던 SSD 저장 장치가 보관된 창고 사무실을 가장 먼저 특정한 점, 손 검사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대검 감찰부 자료로 보이는 내용이 적시된 점, 김진욱 공수처장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모두 친여 성향인 점 등을 종합할 때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서로 모의해 위법한 감찰과 압수수색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 처장이 한 부장에게 위법한 감찰을 청탁했다면 사건의 수사·재판·심판·결정·조정·중재·화해 또는 이에 준하는 업무를 법령을 위반해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청탁금지법 5조 위반에 해당하고, 한 부장이 감찰과장에게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대변인 휴대전화를 압수하라고 지시했다면 직권을 남용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로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며 "김 처장과 한 부장이 공모해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위법한 감찰과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안의 내용을 봐서 정말 의도적이고, 명백히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어떤 목적하에 국가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하면 범죄 성립이 될 수 있지만, 적절 여부를 떠나 정당한 업무 집행 과정에서 업무차 연락한 것만을 가지고 범죄로 의율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결국은 실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설령 두 사람이 사전에 논의해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이라면 수사 절차와 방법 측면에서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압수수색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됐으므로 형사적으로 문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내용대로라면 수사하거나 기소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검 감찰부 감찰3과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장모 대응 문건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와 관련해 10월29일 권순정·이창수 전 대변인, 서인선 현 대변인이 9월까지 사용하던 공용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형태로 압수했다. 
 
이후 공수처는 지난달 5일 고발 사주 의혹 수사와 관련해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 압수수색을 통해 편법으로 해당 전화를 확보하려 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공수처는 당시 논란에 대해 "공수처가 적법 절차를 회피해 편법적·우회적으로 해당 휴대전화나 휴대전화 내용물을 확보하기 위해 대검 감찰부와 사전 협의를 거쳐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을 것이란 보도 내용은 아무런 근거 없는 억측으로, 이는 공수처와 고발 사주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기에 유감을 나타낸다"는 입장을 냈다.
 
전 대검 대변인 권순정 부산지검 서부지청장은 지난달 11일 "대검 감찰부가 '하청 감찰' 비판까지 감수하며 '영장 없는 대변인 휴대폰 압수, 몰래 포렌식' 등 무리한 방식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한 후 편향되고 부정확한 조사 결과를 공수처에 제공함으로써 관련 고발 사건을 입건하도록 '입건 사주'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공수처는 같은 달 15일 고발 사주 의혹의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근무했던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옛 수사정보정책관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공수처는 창고에 보관돼 있던 손 검사와 수사정보담당관실 검사·수사관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했던 SSD 저장 장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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