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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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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2회 이상 음주운전 가중처벌 '윤창호법' 위헌 소지"

"시간 제한 없는 가중처벌예 찾기 어려워…과도한 법정형"

2021-11-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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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음주운전을 두 번 이상 하면 가중처벌하는 일명 '윤창호법'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25일 나왔다.
 
헌재는 이날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 등이 낸 위헌법률심판 청구사건에서 2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어기면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재범 음주운전 금지 규정 위반 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이 없고, 과거 위반행위가 형의 선고나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일 것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위헌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예컨대 10년 이상 세월이 지난 과거 위반행위를 근거로 재범으로 분류되는 음주운전 행위자에 대해서는 책임에 비해 과도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며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죄질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과거 위반 전력과 혈중 알코올 농도, 차량의 종류 등을 볼 때 위험도가 낮은 재범이 있음에도 법정형 하한이 징역 2년에 벌금 1000만원이어서 책임과 형벌 간 비례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음주운전에 대한 강한 처벌이 국민 법감정에 부합할 수 있지만, 중벌에 대한 면역과 무감각으로 법의 권위와 법질서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도 판단했다.
 
재판부는 "음주 치료나 음주운전 방지장치 도입 같은 비형벌적 수단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과거 위반 전력 등과 관련해 아무 제한도 두지 않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 행위에 대해서까지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형벌 본래의 기능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는 과도한 법정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선애·문형배 재판관은 "매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그 중 40% 가량은 음주운전 단속 경력이 있는 재범에 의한 교통사고"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징역형 외에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돼 있고, 구체적 사건에서 양형 요소를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선고유예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재범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비춰볼 때, 다른 법규 위반 재범자와의 관계에서 합리성 없는 차별을 규정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008년과 2010년 음주운전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아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돼 2019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중이다.
 
B씨도 음주운전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고했다. 대법원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고도 기각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기소된 C씨 사건을 두고, 음주운전에 가중처벌을 규정한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 등에 위반된다며 지난해 10월 직권으로 위헌제청했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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