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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jinyangkim@etomato.com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산업1부 김진양입니다.
(돌아온 지스타, 기로에 서다)③국내 게임사도 외면하는데…"정체성 재정립 필수"

메이저사 이탈에 정부도 수수방관…"아시아권은 차이나조이가 장악할 것"

2021-11-1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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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현재 지스타는 해를 거듭할 수록 몰락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스타가 살아나려면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하는지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합니다"
 
국내 게임 업계에 쓴소리를 마다 않는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의 일갈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축제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지스타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지스타는 게임 선물 나눠주고 인기 유튜버들이 나와서 방송 좀 하는 팬 서비스 행사 정도의 기능에만 머물러 있다"며 "게임사들도 돈을 들여봐야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점차 인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행사에 3N 등이 불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여년간 지스타는 관객 규모 면에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2012년 18만명 수준이었던 관람객 수는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19년 24만명을 돌파했다. 독일 게임스컴, 미국 E3, 일본 도쿄게임쇼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게임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자화자찬도 이어졌다. 
 
 
하지만 양적 성장과 달리 지스타의 내실은 점점 약해졌다.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게임사들이 하나, 둘씩 이탈을 시작했다. 엔씨소프트가 2016년부터 불참했고 2005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참석해온 넥슨도 2019년에는 모습을 감췄다. 3N 중에서는 넷마블이 2019년까지도 참석을 해 체면을 세워줬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도 외면하는 게임 행사를 해외 게임사가 어떻게 바라보겠느냐고 지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게임 개발사들의 역량이 확대되면서 중국의 '차이나조이'가 급성장한 점도 지스타에는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위 교수는 "도쿄게임쇼 같은 경우는 콘솔 게임 중심이라 성격이 명확하다"며 "그 외 아시아에서의 게임쇼는 장차 차이나조이가 가장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작 발표를 상시로 해야 하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BTC 게임쇼는 팬서비스 역할을 하고 비즈니스 중심의 BTB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지스타는 BTB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는 "2019년의 경우 BTB관에 빈 부스가 다수 목격될 만큼 황폐화가 됐다"며 "이대로라면 몇 년 가지 않아 주요 메이저 게임사들이 다 빠져버릴 것"이라고 일침했다. 
 
위 교수는 정부의 역할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차이나조이가 힘을 키우고 있는데, 정부는 지스타가 나아가야 할 방향 조차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얘리다. 그는 "게임 산업 육성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스타 개최에 관여는 하면서도 크게 관심이 없다"며 "지스타를 어떻게 키우겠다는 고사하고 현상 유지 조차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스타의 위기론은 업계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지스타가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축제인 것은 맞다"면서도 "올해는 소식을 알리고 커뮤니케이션 할 부분이 크지 않아 참여 의사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스타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가 많지만 긍정적인 면을 많이 비췄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스타 조직위 측 역시 "올해는 코로나19로 해외 게임사들이 참석하지 않는 대신 국내를 중심으로 미공개 신작, 화제작부터 메타버스, 인디게임 등으로 세션 다양성을 확보했다"며 세간의 위기설을 에둘러 회피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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