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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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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께

2021-11-14 06:00

조회수 : 3,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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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하시죠? 아내가 새벽에 쓰러져 급하게 응급실로 이송, 일정까지 취소해 가며 곁을 지켰건만 세상은 온갖 억측을 쏟아내니 무척이나 답답할 걸로 생각 듭니다. 부부싸움이니, 심지어 폭행이니 이런 소리까지 들리는데 어찌 씁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뿐입니까. 조직폭력배와 연루됐느니 뇌물을 받았느니, 웃고 넘기셨지만 기가 찰 법도 합니다. 정치의 비정함을 잘 안다 생각하셨겠지만, 막상 대선후보가 되고 보니 살의마저 느껴졌을 겁니다.
 
왜 이런 오해와 억측이 난무할까요? 그것도 유독 후보님을 향해서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은 그럴 수 있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까이서 후보님을 지켜보는 정치부 기자들조차 의심을 거두지 않는데, 일반 대중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뿌린 씨앗인 거죠. 글에 담기 민망한 형수 욕설 건은 꺼내지 않겠습니다. 다만, 인간미 없는 후보님의 독불장군 이미지는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후보님에게 강한 비호감을 느끼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대장동 건 역시 같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본질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후보님은 계속해서 결백을 주장하며 억울하다고만 합니다. 당시 시의회를 장악한 현 국민의힘 반대를 무릅쓰고 민관 합작을 통해 5000억원이 넘는 개발이익을 성남시로 환수했음에도, 화천대유 이익만을 문제 삼아 자신을 괴롭히는 정치공세라는 생각에도 변함없을 줄로 압니다. 유동규씨의 잘못은 되레 후보님을 기망한 배신이라는 주장 또한 여전할 걸로 믿습니다. 때문에 “칭찬받아야 마땅할 일”을 왜 그리 비난하는지 이해도 어렵고, 또 이를 정치공세 소재로 삼는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에 대한 반감도 상당할 걸로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민심과의 괴리입니다. 고발 사주와 달리 대장동 건은 국민 피부에 와 닿는 부동산 문제입니다. 평생 뼈 빠지게 일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워진 세상에서, 누구는 수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겼다 하니 이것이 공정이냐 따지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행정 하나만큼은 잘한다고 믿었던 이재명 성남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니 후보님을 원망하는 것도, 의심하는 것도 지극히 당연합니다. 일찍이 사과부터 있었어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 이것이 행정과 정치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또 유씨를 탓하기에 앞서 한때나마 그를 중용했던 후보님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 국민께 용서를 구하는 동시에 아랫사람의 잘못을 내 허물로 삼는 대범한 자세를 보였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지도자의 모습입니다. 멀리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에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잘못은 깔끔하게 시인하는 홍준표 후보 모습에 2030은 열광했습니다. 부차적 문제도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대중이 용서를 한 마당에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무슨 힘을 얻겠습니까. 그때야 비로소 정치공세로 치부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권력이 아닌 사람을 따르는 진정한 참모들을 얻는 길이라 믿습니다. 결국 정치는 사람을 얻는 싸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님은 강함만 고집했습니다. 상대와의 이기고 지는 싸움으로 문제를 바라봤습니다. 국민들 반감조차 힘으로 누르려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문제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정치를 피아로 구분합니다. 설령 그렇게 대권을 얻는다한들 야권과의 협치는, 국민통합은 가능하겠습니까. 진영논리는 계속될 것이며 사회는 갈등으로 들끓을 것입니다. 이 나라 정치의 비극도 되풀이될 것입니다.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걸었던 길과도 상충합니다. 이것이 후보님이 대선에 나서는 이유가 아니라 믿습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높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후보에 뒤지니 조급할 법도 합니다. 이 모든 원인을 ‘탓’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후보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받아들이고, 변해야 합니다. 영화 ‘아수라’를 떠올리는 냉정하고 비열한 이미지에서, 소탈하고 친근한 그러면서도 원칙을 지키는 노무현의 이미지로 거듭나십시오. 가난, 변방, 비주류, 인권변호사 등 삶의 궤적이 아니라 그 삶을 관통하는 철학에서 이재명과 노무현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국민 마음을 얻는 외길로만 걷길 바라겠습니다. 
 
정치부장 김기성 kisung01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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