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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대법, '엘시티 부당 대출'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 무죄 확정

"규정 위반했으나 배임 증거는 없어" 원심 판단 유지

2021-1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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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업과 관련한 부당 대출 혐의로 기소된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138930) 회장과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세환 전 회장과 이영복 회장 등 6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무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성 전 회장 등 부산은행 임직원 4명은 지난 2015년 12월 엘시티 시행사 A사에 대해 별다른 검증 없이 여신심사 서류들을 작성하고, 아무런 채권담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도 300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로 기소됐다. A사는 엘시티 사업에 대한 추가 대출이 어렵게 되자 이 회장이 아들 친구의 동생 명의로 설립한 유령 법인으로 조사됐으며, 이에 이 회장 등 엘시티 사업 관계자 2명도 공동 정범으로 기소됐다.
 
1심은 해당 대출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배임의 증거는 없다고 보고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대출은 부산은행의 대출 규정을 위반해 이뤄졌다"며 "그러나 이 대출로 인해 부산은행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사실, 대출 당시 피고인들에게 대출 신청인 측에게 이득을 취하게 하고 부산은행에는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한다는 의도나 인식이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이 여지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출 당시 성 전 회장 등이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 회수 조처를 하지 않아 대출 회수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5년 9월 당시 엘시티 사업은 충분히 사업성이 있었고, 총 사업 이익은 약 6726억~7180억원으로 예상됐는바 예상 배당 수익은 약 1614억~1723억원으로 예상해 해당 대출을 했다"며 "이는 당시 다른 관계사의 결손금 등을 모두 포함하더라도 충분히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부산은행이 2019년 12월까지 이 대출로 약 96억원의 이자 수익을 봤고, 종전 또 다른 관계사에 대한 110억원의 대출금을 변제받았다"며 "당시 부산은행 임직원들은 대체로 엘시티 사업과 관련 대출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해 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사업비를 지원하는 등 이 사건 대출을 진행하는 것이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거나 그러한 인식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2심도 "부산은행으로서는 편법적인 방법으로라도 이 사건 대출을 추가로 해 엘시티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지 않게 하는 것이 막대하게 실행된 기존 대출의 부실화를 막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고, 더구나 당시 분양률 등의 추이로 봐 사업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 보이던 때였던 만큼 대출의 실행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지난해 7월7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와 달맞이고개 일대에 짙은 해무가 덮쳐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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