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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영상)'요소수 충격' 항만 적체 심화…수출입 대란 악화 조짐

컨테이너 트레일러·하역장비 '올스톱' 위기

2021-1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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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요소수 부족으로 내륙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올해 내내 이어진 항만 적체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항만 적체로 이미 심각한 수준인 수출입 대란이 악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화물업계에서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7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트레일러 차량의 약 70%는 요소수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젤차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부착돼 있는데, 여기에 요소수를 넣어야 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만을 오가는 컨테이너 트레일러들의 운행 중단 사례가 늘고 있다. 요소수를 구하기 쉽지 않은 데다, 파는 곳을 찾아도 평소의 10배에 달하는 웃돈을 얹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요소수 제조업체를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요소수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아낸 요소(암모니아)를 수입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증류수를 섞어 만든다. 요소 수입 물량의 97%는 중국산이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하는데, 최근 석탄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요소 수출까지 줄이는 추세다.
 
차량 운행과 함께 컨테이너를 내리고 옮기는 화물 처리 작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항만에서 사용하는 주요 하역 장비 중에는 요소수가 필요한 게 많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터미널 내에서 컨테이너를 옮기는 야드 트랙터, 부두에 쌓인 컨테이너를 외부로 옮기는 리치 스태커, 비어 있는 컨테이너를 옮기는 엠티 핸들러, 순찰용 차량, 살수 차량 등에 요소수가 사용된다.
 
지난 11월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화물차가 줄어 컨테이너가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하역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내 주요 항만은 더욱 혼잡해질 조짐이다.
 
국내 최대항인 부산항은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물동량 급증으로 이미 올해 내내 사상 최악의 적체를 기록 중이다.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정도를 말하는 장치율은 100%에 육박한다. 평소 장치율은 60~70% 수준이다.
 
이전에는 수출용 컨테이너를 10일 전부터 받아줬는데 이 기간도 점점 줄이는 추세다. 그런데도 컨테이너를 더는 쌓아둘 곳이 없자 부산항만은 배후단지에 임시 장치장 설치를 추진 중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전국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 물동량은 총 3억9303만톤으로, 전년 동기 3억6353만톤보다 8.1% 증가했다. 인천항의 경우 중심 항로에 있지 않은 항만임에도 올해 1∼9월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251만5000TEU(6m 길이 컨테이너)에 달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항만이 최악의 적체를 겪는 건 컨테이너를 내륙으로 실어나를 트럭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우리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요소수 부족이 길어질수록 물류난 또한 장기화할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요소수 품귀가 계속되자 정부는 산업용을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철강·화력발전·시멘트업계 요소수를 이르면 다음주부터 차량용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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