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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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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범종입니다.
온라인 카페로 시작, 지금은 국회의원 자문도

'정인이법' 이끌어 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2021-11-02 06:00

조회수 :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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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울산 사는 한 일곱살 소녀가 부모의 학대로 숨졌다. 갈비뼈 스물 네 개 중 열 여섯개가 부러졌는데 이 뼈들이 소녀의 폐를 찔렀다. 하지만 검찰의 살인죄 적용에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살인죄를 적용한 선례가 없어서다. 지난 2013년 공분을 일으킨 '울산 계모 여아 살인 사건'은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아협)가 세워진 계기이자 아동학대에 대한 살인죄 적용의 전환점이었다.
 
대아협은 그해 온라인 카페 '하늘로 소풍 간 아이를 위한 모임'으로 시작했다. 피해자 이서현 양이 계모 박모씨에게 소풍 가고 싶다고 말하자 무차별 구타를 당해 숨졌기 때문이다. 이 이름은 사후 대책 의미가 강해서 2017년 학대 방지에 초점을 둔 대아협으로 바뀌었다.
 
공 대표는 "(카페 개설 이유가) 추모 때문이 아니라, 아동 학대에 대한 충격과 가해자 형량이 징역 5년으로 낮은 현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사건이 공분을 산 만큼 회원 수가 순식간에 2만명을 넘겼다. 법원은 박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달리 살인죄를 인정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공 대표는 "당시 부장검사가 전화해서 '어머니들 덕분에 용기를 냈다. 선례를 만들게 도와주셨다'고 말했다"며 "그 사건 이후 형량도 높아졌고 아이를 때려 목숨 뺏는 일이 실수 아닌 살인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됐다"고 회상했다.
 
대아협은 그해 전국적인 운동을 시작해 계류중이던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통과에도 영향을 줬다. 이듬해 국회에서 아동학대 사진 전시회를 열어 국회의원들의 관련법 발의가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이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앞에서 정인 양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처음 6개월만 하고 본업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은 지속적인 성과로 자꾸만 미뤄졌다. 이미 대아협은 아동학대 사건 공판에 회원들이 찾아가고, 관련 법안 개정에 영향을 주고, 대표적인 목소리를 내는 곳이 되어 있었다. 지난 2019년 1월에는 사단법인으로 사업자 등록도 했다.
 
현재 대아협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가해·일반 부모 교육과 아동학대 상담, 법률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아동학대 전문상담사 양성, 학대 대물림 끊기 상담, 학대 피해 아동 지원도 한다. 다른 유사 단체들이 회기를 정해놓고 학대 피해아동 등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대아협은 피해자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공 대표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기간 제한 없이 정신적·육체적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 기간 제한 없이 돕고 있다"고 말했다. 
 
대아협은 이번 국감 때 국회의원 자문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나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해서라고 한다. 일본의 아동학대 연구학회와 함께 대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한동안 재정 위기를 겪고도 후원은 쉽게 받지 않는다. 명함에도 웹사이트에도 후원계좌가 없다. 정부 지원도 안 받는다. 후원금 사용 영수증은 가감 없이 카페에 공개한다. 목적 전도 현상을 막기 위해서지만, 대표가 사업가 출신인 점이 가장 큰 이유다.
 
공 대표는 "내가 노력한 만큼 받고 살아서 누구 돈을 지원 받는다는 생각이 (처음에) 없었다"며 "누가 나를 후원한다는 점이 아직도 낯설다. 비즈니스 마인드"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방지 활동에 전념하면 성과가 커지고 후원 문의 전화로 이어진다는 믿음이다. 
 
지난 7월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와 유치원학대피해 부모 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교실에 CCTV 의무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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