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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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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경제, 더딘 회복 흐름…테이퍼링 리스크는 제한적

아세안 5개국, 코로나19 이후 재정정책 여력 축소

2021-10-24 12:00

조회수 : 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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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미국·유로 지역 등 선진국 경제가 견조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데 반해, 아세안 5개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경제는 대체로 회복이 더딘 상황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일각에서 흘러나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에 따른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 도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최근 신흥국 경기 흐름의 특징과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금융 위기 당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신흥국의 회복 흐름이 번번이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 치명률이 낮아진 선진국은 경제활동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신흥국은 내수가 부진하고 생산 차질로 수출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은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 5개국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재정정책 여력이 크게 축소된 데다, 미 연준의 테이퍼링 임박으로 통화정책 여력도 줄어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을 뿐 아니라 가계 및 기업 부채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폭 증가함에 따라 민간부문 건전성 우려도 증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 확산 및 방역조치에 따른 생산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고용시장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트남의 최대 컨테이너 항구인 깟라이항는 8월 방역조치 강화로 인력이 부족해지자 화물 입항을 일주일간 중단했다. 또 지난달 말레이시아는 확진자 증가로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20%대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급의 차질을 야기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반도체 공장은 전 세계 생산의 7%를 차지한다.
 
다만 테이퍼링 임박에 따른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은 아세안 5개국이 경기회복 지연 및 물가 상승 우려 등이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자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금 유출입, 경상수지 및 준비자산 측면에서 충격 흡수 능력이 과거에 비해 상당폭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또 금융시장이 그간 미 연준의 테이퍼링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 온 점, 미 연준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해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 시장과 충분히 소통한 점도 근거라는 분석이다.
 
반면 신흥국이라 해도 자원수 출국인 브라질, 러시아 등은 가격이 급등한 국제 원자재 수출 호조, 내수 개선에 힙입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며 온도차를 보였다. 이들 국가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선진국 경기의 빠른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은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신흥국 경제의 회복 양상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 당시와 달리 선진국보다 더딘 회복 흐름, 신흥국간 회복 속도 차별화, 내수 부진에도 높은 물가 상승세 등의 특징이 있다"며 "최근에는 금융위기 당시 충격이 비교적 덜했던 아시아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생산 차질, 부채 누증이 미 연준의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점검 결과, 이들 국가의 경상수지 등 충격 흡수 능력 개선, 미 연준의 소통 강화, 금융시장 선반영 등으로 테이퍼링 자체로 인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보다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이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에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24일 발간한 '최근 신흥국 경기 흐름의 특징과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금융 위기 당시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빠르게 회복됐지만, 이번에는 신흥국의 회복 흐름이 번번이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의 모습. 사진/워싱턴=AP·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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