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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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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묘한 시점에 SLBM 발사…의도는?

북, 미사일 발사로 대미 협상력 극대화…한미 "북, 대화 응해야 제재 완화 검토"

2021-10-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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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 의도에 대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제재 완화' 대신 '인도적 지원'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을 향한 압박 메시지라는 분석이 주목을 끈다. 한미가 종전선언 논의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일부 제재 완화'라는 큰 그림을 그리며 '협상력의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에서는 선 제재 완화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여전히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 조성용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제재 완화부터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크게 두 가지 목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국이 지난달 3000톤급 신형 잠수함에서 발사 성공한 현무 SLBM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한국의 잇단 전략무기 공개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국방력 강화를 이유로 신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차 위에서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미사일 발사도 그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8월2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통일부에서 정기섭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 등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 한·미·일 북핵대표-정보수장 회동 중 도발…대미 협상력 극대화 노림수
 
두 번째 목적은 발사 시점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전날, 서울에서는 한·미·일 정보수장이, 미국에서는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했다. 한미가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 진전을 위해 머리를 맞댄 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진 셈이다.
 
정부는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구상을 언급한 뒤, 지난 5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 12일 한미 안보실장 회담, 14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18일 한미 정보당국 수장 회담 등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주변국 설득' 작업에 주력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18일(현지시간) 대면·유선협의를 이어갔고, 다음 날에도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종전선언 등과 관련해 논의했다.
 
때문에 주변국의 대북 논의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와 적대시정책 폐기에 대해 미국이 좀처럼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자, 도발을 통해 협상의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전문가들 "북 미사일 발사에도 제재 완화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미국이 대북 제재를 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계속 도발하는 것은 결국은 자국이 요구하는 것을 관철시키려 하는 행동"이라며 "북한 입장에서는 신무기 기술을 개발하는 일련의 테스트를 계속 보여주고 있고, 만약 미국이 우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과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 저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의용 외교장관 "북한이 대화 응하면 제재 완화 검토"
 
미국과 함께 우리 정부에서도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만 제재 완화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조치를 먼저 확약 받아야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SLBM 시험발사 성공을 발표한 시점에도 여전히 제재 완화 검토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느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전제조건은 있다"며 "북한이 대화에 응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더 이상 핵미사일 능력을 발전하지 못하도록 어떤 조치를 조속히 취해야 한다"며 "그 방안 중에 제재 완화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인도적 지원, 대화 이끌기에 한계 명확"
 
관건은 역시 북한을 어떻게 대화 재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느냐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미국과 여러 차례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북한의 입장을 선회시키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6월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는 대화 분위기 조성용"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로 유인할 대책으로 나온 것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다. 대화 분위기 조성용으로 민생 관련 일부 제재를 풀고, 북한이 대화에 응할시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더 큰 범위의 제재 완화를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이 관계 개선을 하는데 있어 좀 더 전향적으로 하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제재에서 예외로 두고 백신 협력과 함께 약간의 선을 두되 거의 동시적으로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며 "그게 북측에 주는 남북, 북미 관계 개선에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금강산, 개성공단을 재개하려고 해도 백신 협력을 전제하지 않고는 못한다"며 "백신 협력을 약간 앞에 두고 금강산, 개성공단이 반발짝 뒤따라가는 식으로 접근을 하면서 남북, 북미 관계 개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5·24 조치 해제 목소리도 "미국에 개성공단 등 요구하려면 거쳐야 되는 수순"
 
실질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이명박정부 당시 진행했던 5·24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5·24 조치는 2010년 3월26일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조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제외하고 방북과 교역, 투자 등 거의 모든 남북 교류를 중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 이전부터 한 사항이기 때문에 미국이 이것을 제재 (대상)에 넣는 것은 굉장히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특히 이명박정부 시기에 개성공단, 금강산 부분에 대해서 5·24 조치에 넣은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적어도 미국에게 금강산, 개성공단 제재 완화를 요구하려면 우리 내부의 5·24 조치 해제부터 하는 게 수순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SLBM을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북한의 SLBM 시험발사는 2019년 10월 '북극성-3형' 이후 2년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험발사를 지도한 명단에 없어 참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0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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