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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기자의눈)10개월째 가격 인상, 답없는 대책

2021-10-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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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가격인상으로 시작해 가격인상으로 끝날 전망이다. 연 초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직장인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계란 값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대책없이 가격이 오른 가운데 이제는 휘발유 값도 리터당 20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새해벽두부터 가격인상의 포문을 연건 음료였다. 코카콜라, 동아오츠카 등은 연초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자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배달 대행업체는 배달 대행료를 상향 조정했다. 배달료 인상은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피자헛 등은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가공 식품, 생필품 가격도 들썩였다. 상반기 즉석밥부터 컵밥, 햄, 소시지 등의 가격이 오른 데 이어 두부, 고추장, 양념장, 소금 가격도 인상됐다. 하반기에는 서민 물가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라면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국내 주요 라면 업체는 소맥과 팜유 가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8월부터 일부 라면 제품의 가격을 기존보다 7%~11% 가량 올렸다.
 
도미노 가격 인상의 정점을 찍은 건 우유값 인상이다.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을 시작으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모두 우유 값을 인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가운데 29개 품목의 가격이 전년보다 평균 6.3% 상승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27개 품목의 가격이 올라 물가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상황이 더 문제다. 우유 가격 변화로 인한 전체 물가 상승 이른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우유 값 상승으로 커피전문점, 제빵·외식 프랜차이즈 등도 잇달아 가격 인상 러시에 나선 전례가 있는 만큼 현실화 우려가 크다.
 
또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로 가격이 치솟은 계란은 여전히 가격 안정화가 덜 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올 3분기 평균 계란 값(30개 기준)은 8377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0% 비싼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겨울 철새들이 날아오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조류인플루엔자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경제전문가는 내년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서 가격이 상승하는 기조적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정부의 뚜렷한 물가안정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기조적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소비 여력은 줄어들게 된다. 치솟는 물가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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